사진 에세이
남편은 공장에서 그라인더에 발이 끼여 사고가 났다.
영화에서처럼 발이 그라인더의 날카로운 날에 잘려 버렸다.
응급실, 오열, 기절,
한 번에 너무 많은 비극이 닥쳐왔다.
하지만 점점 회복해간다.
소설가 백영옥의 말처럼 '행복'과 '불행' 그 사이에는 '다행'이 있다.
그것이 삶, 인간의 삶이다.
매일 발을 주무르는 시간 동안 그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한다.
마음속에만 있던 말들.
서로에게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
그렇게 영원히 내 편이지 않을 것만 같았던 시간을 조금씩 내 편으로 만들어 간다.
희망과 절망은 손바닥과 손등 같은 사이.
그 중간 어디쯤 '다행'이 우리의 삶을 지탱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