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관 Dec 09. 2020

무라카미 라디오

하루키 에세이

겉표지


최근에 나온 무라카미 라디오의 전신 같은 책이다. 2001년도 책이니까 이 책도 나이가 스무 살이나 먹었다. 도서출판 ‘까지'는 현재 인문학 위주의 책만 출판하고 있는 모양이다. 최근에 출판사 까치의 창립자 대표의 안타까운 기사도 있었다. 도서출판 까치는 ‘까치글방’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까치에서 출판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무라카미 라디오’가 현재 묶음으로 되어 있는 무라카미 라디오 시리즈의 전신 격이다. 사람들이 하루키의 소설보다는 에세이를 좋아하게 만든 책이 이 에세이 집일지도 모른다. ‘슬픈 외국어’처럼 깊은 고찰이 있는 에세이가 아니라 하루키가 룰루랄라 하며 적어 놓은 일상적인 이야기가 가득하다. 

하루키가 여러 에세이에서 말하는 것을 한 줄로 요약을 하면 ‘인간이라는 실체는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그다지 달라지지 않는다, 무엇인가의 계기로, 자 오늘부터 달라지자!라고 결심을 해봤자, 그 무엇인가가 없어져 버리면 원래의 모습으로 엉거주춤 돌아가버리고 만다, 결심 따위는 어차피 인생의 에너지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로 요약할 수 있겠다.

요컨대 사람들은 행복하기를 바라며 그 행복이라는 건 저축과도 같아서 필요할 때 주머니에서 꺼낼 수 있다고 착각한다. 계획이나 결심이니 하는 건 좋지만 행복은 그 당시, 그 시점에 다 써버려야 한다. 여기서 행복이 흥청망청을 말하는 것이 아니지만 이렇게 말을 하면 사람들은 행복을 소진하는 것을 ‘흥청망청’과 묶어 버린다. 인간이란 달라지지 않는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어떻든 무라카미 라디오는 다들 알겠지만 깊은 생각 따위 없이 읽을 수 있는 글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독자들의 바람이 이루어져 이 무라카미 라디오가 실제 라디오 방송이 되었다. 그날은 역사적인 날로 하루키가 1일 디제이가 되어서 도쿄 FM 라디오에서 ‘런 앤 송’을 해버렸다. 하루키는 음악을 직접 선곡해서 틀었고 중간중간 음악에 대해서 짤막하게 언급을 했다. 독자들은 환호를 했고 1회 성으로 끝날 것 같았던 무라카미 라디오는 아직까지도 하루키가 직접 육성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하루키는 작년 2월 뉴요커지에서 ‘일큐팔사 4권의 주인공은 덴고의 16살 딸‘이라는 인터뷰를 했는데 직접 들어가서 읽어보시면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뭐? 일큐팔사 4권? 덴고의 딸? 정말 소설 '일큐팔사'를 좋아한다면 환호를 즐길만한 인터뷰가 실려있다. https://www.newyorker.com/culture/the-new-yorker-interview/the-underground-worlds-of-haruki-murakami


하루키가 '무라카미 라디오'라고 말하는 것이 이제는 어색하지 않은 지금 코로나 잘 이겨내고 있지요. 독자들은 언제나 당신의 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속표지



https://www.bilibili.com/video/BV1k7411r7vG/?spm_id_from=333.788.videocard.0

하루키의 육성으로 음악을 소개하는 무라카미 라디오를 들을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둠의 저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