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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Jun 08. 2021

조용한 교관 문학 전시회

일상 소개

제목: 시와 그림이 마지막까지 곁에 남아서 위로가 되어 준다


내용:

작업노트라고 할 것 까지는 없습니다.

사진을 업으로 두고 있다 보니 사진은 그림과 글과 영화와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모든 사진과 그림에는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야기는 서로에게 이어져 있고 우리는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가끔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큰 소리로 웃기도 합니다.

이야기가 없는 세상이 지옥이지 않을까.

우리는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담고 글을 씀으로 해서 지옥을 지옥 같지 않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행복은 느끼는 자의 것입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도 우리는 압니다.

지금 이 글을 보는 그대가 행복해져야만 세상이 행복해집니다.

행복해지세요.


갤러리

https://map.naver.com/v5/search/%EC%9A%B8%EC%82%B0%EB%8C%80%EC%95%88%EA%B3%B5%EA%B0%84/place/1130373453?c=14392127.4730085,4239765.4113135,13,0,0,0,dh&placePath=%3Fentry%253Dpll

소소하지만 소중한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하게 되었다. 글을, 그러니까 시보다는 소설을 전시하기 위해서 고심을 했고, 소설을 적느라 그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전시회는 몇 년 전까지는 꽤나 줄기차게 했었다. 그때는 오롯이 사진을 전시를 했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가 되어서 소설과 문학을 그림과 함께 전시를 하게 되었다.


전시회를 하면 여기 지방의 사진학회나 사람들을 초대하고 하는데 이번에는 아무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 코로나 확진자가 그간 초유의 사태로 많이 나왔기 때문에 혹시라는 생각 때문에 연락을 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생각이 드는 건 이쪽 관련, 공연이나 전시 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겠구나 하는 것이다. 뭐 어떤 노력으로도 감염병 시대에는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


회사 다니는 후배가 회사 때려치우고 사진을 하고 싶다는데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말리고 싶다. 꾸준하게 노동을 하고 꾸준하게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지 알아야 할 것 같다. 근래에 유준상 감독, 주연의 ‘스프링 송’이라는 영화를 한 편 봤다.


https://youtu.be/hRadwE3i7LQ

영화 속에서 음악감독인 유준상이 배우들을 데리고 일본으로 건너가 뮤직비디오를 찍는 내용이다. 하지만 가사도 없고 그저 흐밍으로 ‘음’만 유준상 머릿속에 있어서 배우들은 당최 뭐가 뭔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유준상 감독은 주문을 하는데 전혀 그런 장면이 아니라 감정은 잡히지 않고, 춥고 힘들고.


배우 소진은 결국 터지고 만다.

영화를 보는 우리도 이거 뭐야? 이게 뭔 뮤직비디오 촬영이야? 하는 생각이 든다.

점점 엉망진창이다.

한국어로 대사 치면 소진은 중국어로 감정 잡아 대사 치고,

서로 각자 하고 싶은 말을 막 한다.

오케이를 외치는 건 유준상뿐.


카메라를 보며 말을 하고 배우 이름을 그대로 영화 속에서 이름이 되어서 불리기 때문에 다큐처럼 보인다. 뮤직비디오를 찍기 위한 한 편의 다큐멘터리.

70 넘어까지 감독이 하고 싶다는 유준상의 작품으로, 이 영화를 보면 유준상은 머리가 참 좋다. 아니 머리도 좋은데 노력을 굉장히 하는 것 같다.


영화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을 한다.


너무 다 이해하려고 하지 말자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 투성이잖아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때가 되면 어느 순간

아 그 의미가 뭔지 알겠다

싶을 때가 있잖아


영화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이렇게 해서 무슨 뮤직비디오가 될까 싶은데,

마지막 이 엉성하고 난잡하고 엉망진창으로 찍은 영상으로

기가 막힌, 멋지고 아름다운 한 편의 뮤직비디오가 된다.

보고 있으면 울컥한다. 진짜.

 

세상은 그럴 때가 있고, 그럴 때가 온다.


불안한 인생에 대해서 불편하지 않게 소진은 말한다.


한때야

시련, 정말 한때야

이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듯이

이 어둠의 긴 터널

얼마 남지 않았어


요즘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영화가 아닐까.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던, 공연을 하는 사람들이던, 모두가 힘들어서 겨우 버티고 있으니까.

내 자식이 아프다고 해서 대신 아파줄 수 없는 것처럼 견디고 버티는 것도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저 이 힘든 시기에 내가 버텨야 한다.

비티고 견디다 보면 어느 날 문득

빛이 봄이 되어 찾아와서 내 옆을 따뜻하게 해 준다.

그런 영화다.

내가 하는 전시도 그런 영화 같아지고 싶다.





작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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