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고 속삭이고픈 글귀
최승자 시인의 가을은 개 같은 가을이었다
개 같은 가을이 쳐들어온다
매독 같은 가을,
그리고 죽음은,
황혼 그 마비된 한쪽 다리에 찾아온다던 최승자 시인
김남조 시인은 모든 가을에 앞질러 그리움이 오곤 했었지
병이 깊어지듯 가을도 무겁고 힘든 수레였던 김남조 시인
가을은 짧지만 강하게
곁을 스치듯 손톱과 얼굴에 금을 긋고 지나간다
어느 계절보다 아름다워서 따끔거리고 슬픈 이름 가을
너는, 너는 그런 가을과 지독하게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