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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Aug 09. 2021

그녀를 사랑한 죄 8

단편 소설


8.


 택시기사와 그녀는 비즈니스로 알고 지내는 사이처럼 보였다. 늘 어떤 묘령의 남자와 제주도에 오면 이 택시를 타서 남자와 재미를 본다. 택시기사는 주머니에 세금 걱정 없는 현금이 두둑하게 들어있기에 그녀와 그녀와 동행안 남자를 모른 척한다. 그것이 룰이다. 이번에 그녀의 남자로 내가 선택이 된 것이다. 역시 이 모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그녀와 기사에 대해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녀가 페니스를 만지는 바람에 쿠퍼 액이 많이 흘러나왔다. 나는 그만 생각과는 다르게 흥분하고 있었다. 그녀는 손으로 쿠퍼 액을 닦아서 혀로 핥았다. 그녀는 찰나로 택시기사와 눈이 마주친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아니다. 택시는 인적이 없는 어떤 아담한 폐건물 앞에 우리를 내려 주었다. 그녀는 나의 손을 잡고 내려서 폐건물 안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그녀는 치마를 걷어 올렸고 뒤돌아서 허리를 구부렸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서 수풀이 우거진 곳이 보이는 폐건물 속에서 우리는 섹스를 했다. 그녀는 야외에서도 거리낌이 없었다. 그녀는 마치 타올라 없어지는 재 같았다. 당장 내일이 없는 것처럼 야외에서 섹스를 했다. 타오른 재는 하나씩 과거가 되어 하늘 위에서 재미있는 세계를 만들지도 모른다. 침대 위에서 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그녀는 엉덩이를 흔들다가 입으로 빨았다. 그리고 다시 뒤로 돌아서 엉덩이를 벌렸다. 나는 그녀 속으로 깊게, 깊게 빠져 들었다. 그녀는 그런 마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배가 고프다고 했다. 택시기사가 우리를 데려다준 곳은 거기서 가까운 몽상드에월이었다. 사람들이 때를 가리지 않고 북적거렸다. 인파 때문에 커피의 맛과 케이크를 시간을 들여 먹기에는 어려운 카페였다. 멋진 곳에 위치한 세련된 카페는 북적되는 사람들 때문에 가지고 있는 맛이 퇴색되었다.


 “자기는 이렇게 북적되는 곳 싫어하지? 나도 별로야. 하지만 이곳에 와야만 볼 수 있는 것이 있어. 바로 저거야. 트레이시 에민의 작품이 여기에만 유일하게 있거든. 나는 그녀의 작품을 정말 좋아해."


 영국의 설치 미술가인데 귄지용에게 선물로 줬다는 것이다. 눈에 딱 들어오는 곳에 작품이 걸려 있었다.


 “영화 속에 그녀의 작품이 많이 나오는 거 같은데?"라고 하니 많은 영화 소품에 사용되었다고 그녀가 말했다. 카페의 수많은 사람들 중에 작품에 눈길을 보내는 이는 우리 둘 뿐이었다. 주문한 커피와 케이크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려서 우리는 작품을 꼼꼼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우리가 카페에서 나오면 택시기사는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를 실어서 다른 곳으로 데리고 갔다. 바다가 코앞에 보이는 작은 해산물 가게에서 싱싱한 성게와 멍게를 한라 소주와 함께 먹었다. 차를 렌트했다면 이렇게 먹고 마시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미 택시 안에서 위스키를 홀짝이며 이동을 해서 술은 차곡차곡 테트리스처럼 위장에 쌓였다. 그녀는 술이 약했지만 지치지 않고 마셨다.


 저녁이 되어서야 숙소로 돌아왔다. 우리는 씻지도 않고 그대로 서로의 몸을 안았다. 오는 내내 봉크를 하느라 시동이 가득 걸려있었다. 굉음을 내는 오토바이처럼 우리는 침대 위에서 달렸다.


 “하루 종일 자기의 고추를 만지작거리고 싶었어. 시간만 있다면 아침에 눈 떠 자기의 고추를 만지고 자기의 품에서 점심을 맞이하고 같이 누워 책을 읽다가 또 섹스를 하고 맥주를 마시고 또 섹스를 하고 싶어. 우리에겐 옷 같은 건 필요 없고 말이야.”


 그녀는 섹스가 끝나고도 나에게 바지를 입지 말라고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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