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간의 행복

by 교관



이 방에서 나가야 하는데 문이 없다

게다가 조금 전부터 방이 점점 좁아지는 기분이 든다

그녀에게 전화를 하기 위해 폰을 꺼냈는데 숫자가 없다

방은 그새 변소로 바뀌어 있다

냄새는 소거됐지만 꾸물꾸물 기어 다니는 것들이 다리 위로 올라오려 한다

폰을 아무리 터치를 해도 숫자판이 나타나지 않는다

나는 겁을 잔뜩 먹고서야 꿈에서 깨어난다


일주일에 같은 꿈을 몇 번이나 꾸는지 몰라

꿈속은 언제나 불행이 도사리고 있어

잠이 들면 듬성듬성 떠 있던 불행이 촘촘해지고

형태가 뚜렷해져

나는 너에게 가려고 발버둥을 치지

꿈속에서 나는 외쳐

너는 공기와도 같아서

네가 없어지면 나는 숨이 안 쉬어진다고


200일 동안 행복을 그러모아도

20분 만에 무너지는 것이 행복이었어

삶이란 그렇다고 쳐도

비규정적인 세계에서까지 그럴 필요는 없잖아


아침에 일어나서 새벽에 잠들기까지

사람들을 대할 때 좀 더, 덜 친절하게

좀 더 상냥하지 않게

인간관계를 협소하고 협소하게

배신을 잘 하는 희망에게 한 마디를 하며

조금은 답답하게 보이겠지만 느리게 흘러

가능하면 나를 투명하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


그리고 중간에 네가 떠오르면

덴마크식 바다에 앉아 너를 떠올린다

그것으로 충분해

24시간 중에 2분간의 행복이면

그걸로 족하다고 생각해






오늘의 선곡 https://youtu.be/FKaNCN8Uq4c

뷰티풀 바이올렛, 뷰렛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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