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록 이야기
루돌프 사슴이 이 세계에서 짧으면 몇 년 안에 싹 사라진다. 그래서 지금 아이들은 루돌프를 동화 속이나 영화에서만 봐야 할 것이다. 루돌프가 되는 사슴이 순록인데 이 순록들이 사라지고 있다.
http://www.ob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33232
사진과 링크의 기사는 2018년의 뉴스다, 이미, 벌써 3년 전부터 순록이 사라진다고 학자들은 말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흥! 어쩌라고! 였다. 그리고 현재 2021년에 와서는 순록이 거의 37% 인지, 47% 인지 사라져서 멸종위기에 있다고 한다.
루돌프가 사는 곳은 핀란드의 제일 북쪽인데 거기가 겨울에는 영하 40도 이하로 내려가야 하는데 그냥 비가 온다고 한다. 게다가 평소에는 영상 19도에서 1도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순록은 눈을 파헤쳐 그 사이의 이끼를 먹고사는데 그럴 수 없어졌다. 눈이 내려야 하는 지금 비가 내려 그게 얼어서 이끼를 먹을 수 없는 순록은 조금씩, 고요하게 지구 상에서 죽어간다.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나는 상관없다. 이 모든 게 지금 자라는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가 없는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크게 신경 쓸 일이 없다. 어차피 내가 죽고 난 다음에 멸망의 길로 가게 되니까 아무렇지 않다.
최근 넷플의 신작 ‘돈 룩 업’라는 영화에서 민디 박사로 나오는 디카프리오의 연기를 보셨는지. 영화 속 디카프리오의 연기를 보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디카프리오의 연기는 마치 실제 그 사람이 아닌가 할 정도로 몰빵 하게 만든다. 돈 룩 업에서 민디 박사로 나오는 디카프리오는 민디 박사 그 자체였다. 지구 소멸을 걱정해서, 진실하게 지구가 사라지는 걸 걱정하며 소리를 지른다. 디카프리오는 실제로도 기후변화에 관심도 많고 활동을 하는 활동가이다. 진심으로 지구를 걱정한다. 죽은 M.J처럼 말이다. 세계의 갑부들은 우주로 나갈 생각에 천문학적인 돈을 쓰는데 디카프리오는 웃기지 말고(라는 말은 안 했지만) 지구에 대해서 좀 더 눈을 돌리라 말하고 있다.
기후변화를, 망가지는 기후를 줄이는 좋은 방법은 당연하지만 개개인이 여름에 에어컨 사용을 줄이면 된다. 이렇게 말을 하면 다 그렇다고 하며 마치 자신이 그렇게 하는 것 같은 마음을 가지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나는 여름에 에어컨을 켜고 잠들지 않는다. 그냥 선풍기만으로도 잘 잔다. 그러니까 신체를, 강한 에어컨 바람을 싫어하고 조금 덥더라도 자연풍이나 선풍기의 바람만으로도 괜찮은 몸으로 만든다.
그런 신체로 만들면 여름에도 더위를 크게 타지 않는다. 여름에도 적당하게 햇빛에 몸을 태우고 조깅을 해서 땀을 흘리면 한낮에 태양 밑에 있더라도 그렇게 폭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여름에는 당연히 더우니까 더운 날에 몸을 적응시키면 밤새도록 에어컨을 틀지 않고도 푹 잠들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은 밤에 에어컨을 틀고 잔다. 내가 에어컨 틀지 않고 잔다고 하면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같은 반응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위해 기후 어쩌고, 지구가 아야 하는데 어쩌고 같은 말을 들으면 좀 웃기다.
2021 여름에도 나는 열심히 달렸는데 운동은 평소에 해야 한다. 누구나 시간이 지나면 의사에게 운동해야 한다는 소리를 듣게 되고 어차피 하게 된다. 그때 가서 억지로 하느니 할 수 있을 때 몸을 적응시켜 놓으면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건강에 자신 있어하는 사람만큼 어리석은 사람이 있을까. 늙어 병들었을 때 내 아이들이 간호를 해 줄거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가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 2년을 병실생활을 했는데 그건 할 짓이 못 된다. 그래서 가끔 티브이에서 그런 뉴스가 나오면 나는 이해가 간다. 아이들은 아이들의 삶을 살아야지.
요즘도 티브이에 하고 있지만 여름에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과학자가 나오고 양옆으로 연예인들이 나와서 에어컨 사용에 대해서 크게 공감하는 방송을 했었다. 과학자는 기후변화의 무서움을 아니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실천한다. 어떤 연예인들은 자랑처럼 여름에는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고 겨울이불 덮고 있는 게 가장 좋다는 말을 한다. 아주 이상하며, 너무 무개념이며, 진짜 방송국 놈들은 방송을 멋대로 하는구나, 하고 생각이 든다. 뭐 하지만 나는 상관없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내가 사는 동안 지구가 서서히 망가져갈지언정 후세의 아이들이 고난이지 나와는 무관하다.
과학자 본인은 열심히 텀블러나, 페트병이나 에어컨이나,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지만 과학자의 주위 사람들은 또 알 수 없다. 여름에 당장 내가 더워 죽을 지경인데 기후변화에 대해서 공부하지 않은 주변인들은 무심할 수 있다. 디카프리오의 여자 친구가 되면 같이 공감하고 한 여름에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지만 헤어지고 나면 시원한 차로 이동하고 일회용 컵으로 음료를 마시는 거와 같다.
고요의 바다가 넷플에서 방송했다. 그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물이다. 계급별로, 빈부의 격차로 물을 사용하는 양이 정해져 있다. 이게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지 않을까. 우리가 식수를 사 먹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때가 불과 얼마 되지 않는다. 물을 왜 돈 주고 사 먹냐고 했을 때가 있었다.
진화적으로 수치 1이 변하는데 최소 백 년이 걸리지만 그 수치의 변화가 빠르게 변하는 시점이 지금이다. 안 믿기겠지만 루돌프가 없어질 것이다. 루돌프가 없어진다고, 사라진단 말이야! 어, 그래, 그게 뭐 어떻다는 거지?
순록이라는 사슴이 공룡과 한 묶음이 된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이다? 어른들 때문이다. 모든 어른들이 그렇지는 않다. 이기적인 어른들 때문이다. 다시 영화 ‘돈 룩 업’으로 가면 그 속에 이기적인 어른들이 정말 한 가득 나온다. 영화는 그걸 돌려서 잘 말하고 있다. 그게 지금 현재 미국의 현실이라고 말한다. 아이들 만들기 놀이에 설명서가 있는데 아이들은 설명서 따위 보지 않고 마음대로 잘 만든다. 설령 설명서대로 하지 않아서 모양이 이상해도 그것대로 좋아하고 보면 괜찮다. 설명서가 꼭 필요한 건 어른들이다. 어른들은 설명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아이의 시기를 거쳐 어른이 되었음에도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이 태반이다.
요즘 가장 이상한 어른들이 있는데, 아이들은 코로나에 걸려도 경증이라 치료가 빠르게 가능하며 한 번 걸렸기에 같은 바이러스에 이제 걸리지 않을 확률이 높아서 더 안전한데 쟤는 코로나에 걸린 아이니까 같이 놀면 안 된다고 하는 어른들이 생겨났다. 너무 이상한 사람들이다. 방탄 멤버나 유재석도 코로나에 걸렸다가 완치가 되었는데 그럼 옆에 가지 못할까. 코로나에 걸린 아이들은 완치가 되었어도 코로나가 아닌 주위 이기적인 어른들의 눈치와 손가락질에 의해 따돌림을 당한다. 어떻든 나와는 다 상관없는 일이다. 이제 앞으로는 AI가 운전하는 썰매를 타는 산타가 크리스마스에 등장하고 루돌프가 사라진 크리스마스를 아이들은 맞이한다.
좋은 노래는 계속 듣자 https://youtu.be/r2vGa-yLi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