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관 May 12. 2022

마요네즈에 미쳐서

거기에 맥주까지


마요네즈에 미쳐서


정말이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요즘에는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마요네즈라고 하겠다. 아니 도대체 이렇게 기가 막힌 맛의 마요네즈를 나는 왜 이제야 알았을까. 아니다 오히려 지금 알아서 다행일지도 모른다. 이 마요네즈를 라면에 넣어서 먹어봤는데, ‘세상에나'를 몇 번이나 속으로 외쳤는지 모른다.


당최 마요네즈란 무엇이란 말인가. 마요네즈는 어떤 음식에도 다 어울렸다. 김치에도, 고기에도, 땡초와 고추장에도, 소시지에도, 심지어는 그냥 맨밥에 뿌려 먹어도 맛있었다. 초간단에 이런 맛을 낼 수 있다니. 밥에 쓱싹쓱싹 비벼서 김치를 올려 먹을 뿐인데 굿이다. 마요네즈만 있다면 굳이 밥을 먹기 위해 반찬을 만들고, 찌개를 끓이고, 계란을 굽지 않아도 된다.


요즘에는 식빵에 많이 뿌려 먹는다. 옥수수 식빵에 치즈를 한 장 깔고, 계란 프라이를 올리고 그 위에 마요네즈를 뿌려서 먹으면 고소하니 아무튼 맛있다. 저세상 맛이다. 이렇게 맛있어도 될 일인가. 한 입 먹고 거기에 맥주를 한 모금 마시면 행복도 이런 행복이 없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근래에 마요네즈를 몇 통을 먹어 버렸다. 불변의 진리. 이렇게 자주, 많이 먹는다면 살이 찐다. 바뀔 수 없는 진리 중에 진리다. 나 같은 경우에는 마요네즈를 몇 통 먹고 났더니 겨드랑이 쪽의 살이 쪘다. 그리고 마요네즈를 많이 먹으면 몸에 나쁘다고 한다.


계란 역시 너무나 맛있는 음식이다. 계란이 프라이팬 위에서 기름옷을 입고 익어가는 냄새를 따라올 음식은 거의 없다. 계란 프라이가 밥과 만나면 어떤 반찬과도 궁합이 좋다. 밥솥에서 갓 지어낸 밥에 계란 프라이를 올리고 멸치볶음을 넣어서 비벼 먹었던 맛을 잊을 수 없다. 거기에 마요네즈가 있었다면. 아 하는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계란 역시 많이 먹으면 안 된다고 낙인찍힌 식품이다. 인간이 언제부터 달걀을 먹었는지 모른다고 한다. 박찬일 요리사의 말을 들어보면 달걀이 인간계로 들어옴으로써 요리의 신기원이 열렸다고 했다. 이런 달걀과 마요네즈가 만났으니 얼마나 맛이 있을까. 그러나 인간사 수많은 음식을 관통하는 대명제는 왜 몸에 나쁜 건 전부 맛이 좋다는 것이다. 왜 맛있는 건 전부 몸에 좋지 않을까. 브로콜리나 견과류를 먹고 살이 막 찌고 혈관이 막히고 발이 붓고, 마요네즈와 계란을 먹으면 복부 비만이 예방되고 먹을수록 피가 맑아지고 심장이 튼튼해지면 얼마나 좋을까.


마요네즈의 맛에 한 번 빠지면 좀체 벗어날 수가 없고, 벗어나기도 싫다. 이걸 어떻게 포기할 수 있을까. 게다가 마요네즈의 마법 같은 맛은 너무나 쉽게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간편하게, 간단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게 요즘에는 헤어 나올 수 없는 유혹이다. 이런 마법의 식품 마요네즈, 할아버지 입맛의 나까지 반해버린 마요네즈에 들어간 첨가물을 보니 난국이다. 그것도 총체적으로 난국이다.


대두유가 들어가는데 두유의 일종? 하면서 이게 뭔가 하고 찾아보니 대두, 그러니까 콩에서 채유되는 반 건성유다. 주로 미국이나 남미 쪽에서 들고 온다. 정제수가 들어가고, 해바라기유 15%가 들어간다. 해바라기유는 말 그대로 해바라기의 씨앗에서 추출한다. 주로 유럽이나 말레이시아 등에서 수입한다. 발효식초가 들어가고, 난황액이 들어간다. 난황액이라는 건 검색이 되지 않는다. 난황이라는 건 계란 같은 알의 노른자를 말하는 것이라 노른자에서 추출한 액을 말하는 것일 게다. 그리고 어떤 마요네즈에는 난황액 1이 들어가고, 또 난황액 2가 들어간다. 두 가지의 알에서 추출한 액을 넣는 건가? 아무튼 그렇다. 그리고 정제소금이 들어가고, 또 난백액이 들어간다. 난백액은 난황액의 반대?라고 해야 할까. 알의 흰자에 식염이나 당류 따위를 가한 물질이라고 한다. 그리고 애매하게 표기한 첨가물이 있다. 향신료 조제품, 기타 가공품, 복합 조미식품이 들어간다고 나와 있다. 애매한 표기로 인해 찾아봐도 무엇인지 잘 알 수가 없다.


그런데 나처럼 이런저런 첨가물을 찾아본 사람이 있어서 복합 조미식품에 대해서 정리해 놓은 걸 보니, 복합 조미식품이라는 건 당류, 식염, 향신료, 단백 가수분해물, 효모 또는 그 추출물, 식품첨가물 등을 혼합하여 분말, 과립 또는 고형상으로 건조 등 가공한 것으로서 식품에 특유의 맛과 향을 부여하기 위해 사용되는 첨가물이라고 나와 있다. 한데 이 안에서도 단백 가수분해물이 뭔지는 일반인들은 또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복합 조미식품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라면 스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또, 이. 디. 티. 에이. 칼슘 나트륨으로 표기를 했는데 EDTA라고 영어로 표기해도 될 것을 한글로 저렇게 표기를 해놨다. 이건 산화방지제로 식품이 변질되는 것을 막는다고 한다. 진탄검이 들어가는데 이건 마요네즈의 끈적한 점성과 물성을 만든다. 그 외에 향미유, 포도당, 효소제제, 간장 믹스 등이 들어간다.


그저 간편하게 먹는 마요네즈 안에는 복잡하고 알 수 없는 첨가물이 잔뜩 들어가 있다. 이 엄청난 첨가물이 들어간 것을 알고는 마구 먹을 수 없기에, 그래서 사람들은 이 마요네즈의 맛에서 벗어나기를 싫고 또 이 맛있는 마요네즈를 곁에 두고두고 먹고 싶어서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에 돌입했다. 상온에 둔 계란 1개와 식용유와 식초와 머스터드만 있으면 판매되는 마요네즈와 똑같은 맛을 낼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아직 해 먹어 본 적은 없고 영상만 내내 보는 편인데 이렇게 간단하게 만들 수 있기에 조만간 만들어서 먹어보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서 먹으면 살이 안 찐다고 하는데 뭐든 많이, 자주 먹으면 살은 찐다는 것을 염두에 두 자.

맛있는 걸 어떡해


작가의 이전글 옛날 핫도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