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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Jun 13. 2022

가지는 맛있어

요!

산양의 뇌를 잘라서 기름을 살짝 발라 따뜻할 때 혀끝으로 그 부드러움을 느끼는 맛이 가지의 속살이다.라고 '무라카미 류'라면 그러지 않았을까. 채소 중에서 몹시 야하고 야들야들한 속살을 입으로 맛보는 기분이 드는 건 가지가 유일할지도 모른다.


가지 요리 중에서 으뜸은 중국 집의 가지 튀김이다. 중국집에서 만드는 수많은 튀김요리 중에서 가지 튀김을 이길 수 있는 건 잘 없다. 씹었을 때 바삭하면서 기름이 죽 나와서 온 입안을 다 마비시킨다. 이토록 황홀한 맛일 수가 있나 할 정도다.


그런데 집에서 가지무침을 해놓으면 젓가락이 가지 않는다. 무도 뜨겁게 조리해 놓으면 정말 맛있는데 차갑게 해 놓으면 젓가락이 의외로 자주 가지 않는다. 무는 고등어조림에 들어가거나, 어묵과 함께 삶기면 오히려 무만 찾아서 먹게 된다. 그러나 늘 보던 무가 밥상에 오르면 손이 가지 않는다. 가지도 그렇다. 가지는 참 맛있는데 무쳐 놓으면 막 먹게 되지는 않는다.


가지볶음이나 가지무침으로 검색을 하면 이미지가 다 비슷하다. 가지볶음과 가지무침은 반찬으로 많이 먹는다. 그러나 튀김으로 먹을 때만큼 맛있지는 않다. 요즘은 물가가 말도 못 할 정도로 상승을 해서 무서운 하루하루지만 가지 정도가 아직 먹거리 중에 저렴한 편에 속한다. 물론 조리를 해야 한다. 조리를 하려면 다른 식재료가 필요하고 불과 물의 사용도 해야 하니 따지고 보면 물가 대비 또 야호라고 할 수만은 없다.


중국집 가지 튀김을 자주 먹지 못하니 가지를 구입해서 조리하는 것도 이것저것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들어서 그냥 생으로 먹기도 한다. 가지는 생으로 먹는 맛이 좋다. 근래에는 가지를 그냥 생으로 먹는 맛이 제일 좋은 축에 속한다. 거기에 마요네즈를 뿌리면 야호가 절로 나오는 맛이다. 생으로 먹기 시작한 것도 최근이고 귀찮은 조리도 할 필요가 없고 그냥 와작 씹어 먹으면 속살을 건드리는 맛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조리를 해야 하고, 무침이나 볶음은 싫다면 이렇게 해서 먹으면 가지가 아주 맛있다. 물론 나의 경우다. 집에 양배추와 피망이 있다면 같이 반쯤 조리해도 맛있다. 반쯤 조리한다는 건 덜 익힌다는 말이다. 생으로 먹는 맛과 조리가 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피망은 생으로 먹는 것보다 불에 굽고 익힌 맛이 훨씬 좋다. 개인적인 입맛이지만 그렇다. 아마 피망은 대부분 생으로 먹는 것보다 아주, 몹시, 굉장히 익혀서 먹는 맛이 더 좋다고 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반 정도 익혀 조리를 잔뜩 해 놓으면 맥주를 홀짝이며 아삭아삭 씹어 먹으면 된다. 맥주는 병으로 먹기 좋은 버드와이저.


그리고 유튜브로 노래를 듣자. 역시 시나위는 4집이지 https://youtu.be/49RdIU0Av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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