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를린의 손길 2

소설

by 교관


2.


모임이 끝나면 회장은 회원들이 집에 잘 들어갔는지 꼭 안부 메시지를 넣었다. 어떤 날은 자정이 넘어 끝나는 날도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차가 있어서 운전을 해서 집에 들어갔지만 다른 회원들은 차가 없어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야 했다.


그 부분을 회장은 미안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누구도 그걸 나무라거나 이상하게 생각하는 회원들은 없었다. 오히려 더 많은 시간 동안 영어를 가르쳐 준 것에 대해서, 또 영어로 대화를 하는 것이 더 즐겁다고 느꼈다.


모임을 시작하고 2주가 지났을 무렵 회장은 교재를 정해서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이 좋겠다며 자신은 캘리포니아에서 교회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해서 성경에 대해서 잘 아니 영어로 된 성경책으로 영어를 공부하면 더 잘 될 거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영어로 된 성경책을 구입해서 모임을 가졌다.



회장.


회장은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거기서 죽 자란 교포였다.

이름은 메를린.

메를린은 한국말을 못 할 것 같은데 유학생 같은 발음이지만 한국말을 잘했다. 할머니와 어머니는 늘 한국말을 쓰기를 바랐다고 했다. 그래서 집에서는 한국어로 대화를 해야 했다고 한다.


메를린은 30대 초반이었다. 정확하게 몇 살인지는 모른다. 회장은 몇 해 전에 한국으로, 내가 사는 도시로 왔다고 했다. 이 도시에서 적어도 5년 이상은 생활을 했다. 그래서 버스노선이나 다른 교통편이나 마트 같은 것에 대해서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 잘 다닐 수 있었다.


메를린이 하는 일은 이 도시에 자리 잡은 굴지의 기업 – 정유회사나 조선업 회사를 돌며 이사급 중역들에게 고급 영어를 가르친다. 그렇기에 우리 모임에서 회원들을 가르치는 일은 식은 죽 먹기인 샘이다. 메를린은 고급 영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할 줄 알았고 한국말도(물론 발음이 좀 굴러갔지만) 한국인만큼 괜찮게 했다.


메를린은 한국으로, 이 도시로 와서 커뮤니티를 개설해서 영어 모임을 시작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회원은 총 5명이 넘지 않게 모집을 했다. 철저하게 회장이 직접 대화를 통해 회원을 모집했다.


대화를 통해 면담을 했는데 이 과정을 여러 번 가졌다. 나 또한 그런 과정을 몇 번이나 겪었다. 왜 모임을 하려는 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럴 때 메를린은 메를린의 모습보다는 회장의 리더 같은 모습이었다. 영어를 왜 배우려는지,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영어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한국에서 생활하는데 굳이 영어를 배워서 어디에 쓸 것인지, 많은 대화가 오고 갔다.


[계속]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메를린의 손길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