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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Nov 28. 2022

섹스 피스톨즈

로 시작해서

이 이야기는 음악적 또는 문화적 지식이나 견해로 적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의식이 가는 대로, 의식이 지 마음대로 흘러가는 대로 적는 것이다.

나 섹스 피스톨즈야 베이스야
나 섹스 피스톨즈의 시드라구 sㅣ드 !

이 똘기 충만한 표정과 온몸에 반항을 덕지덕지 바르고 있는 녀석은 섹스 피스톨즈의 베이스 시드 비셔드다. 너무나 일찍 죽어버린 펑크 록의 신화가 된 인물이다. 시드가 펑크 록의 신화가 된 데에는 딱 저 태도 때문이었다. 이 태도가 펑크를 대변하고 있어서 그렇다. 시드는 섹스 피스톨즈의 원래 멤버가 아니었고 베이스 연주가 똥망이었다. 형편이가 너무 없었다.


그런데 시드와 양대 똘기충만인 보컬인 쟈니가 시드의 이 펑크의 태도! 이 반항적인 태도! 이 자유함의 태도! 를 보고 “신발! 넌 됐다! 이 빌어먹을 그 태도가 마음에 들어. 너 외모 자체가 바로 펑크야! 이 신발아!” 시드는 전설적인 펑크 록 그룹 섹스 피스톨즈의 멤버가 되어 미친 듯이 반항을 분출한다.


난 보컬인 쟈니야
똘기충만

이 반항 반항 충만한 시드는 똘기 가득한 섹스 피스톨즈 안에서도 버거울 정도로 진정한 똘기였다. 베이스를 가르치던 사람은 이런 가망이 1도 없는 놈!라고 했는데, 시드는 무대에 오르기 전에 약을 했고 정신도 안드로메다로 가버려 지 몸에 면도칼로 난도질을 했다.


약에 취해 기자를 때리고 유리잔을 관중에게 던지고, 그 사람은 눈이 멀어 소송에 휘말리고. 정말 엉망진창이었다. 시드의 약물 중독은 낸시라는 여자를 만나면서 더욱 심해졌다. 멤버들은 하루가 다르게 갈등이 심화되었고 쟈니가 멤버들과 막 싸우다가 정규앨범 한 장을 달랑 내고 펑하고 찢어지게 된다.

자~~~~~유~~~~ 분방

음악성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시드는 미친놈처럼 커버 앨범을 발표한다. 그 해가 1978년이다. 그 앨범 안에는 당대 최고의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까지 있었다. 노래도 못 부르고 음악적 재능은 발톱의 때만큼도 없는 시드가 잘 차려입은 관객들 앞에 서고 마이웨이를 부르는데 목소리는 찢어지고 갈라지고 엉망진창으로 부른다.


그런데 웬걸, 관객들이 미친 듯이 좋아한다. 그동안 고전을 다시 부르는 것에 정중이 전부 깨져 버린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해체가 아닌가. 기존의 잘 짜인 틀을 시드가 다 깨버렸다. 하하하. 물론 이건 뮤직 비디오의 모습이다.

https://youtu.be/aLYblRi31vI Sid Vicious - My Way

Karel Bata


권위와 권력의 상징인 양복이라는 것이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에서 다 해체가 되었다. 영화에는 파릇파릇 리처드 기어가 초년병 신입 디자이너의 의상을 입고 나온다. 디자이너가 손을 번쩍 들고 제가 한 번 영화 의상을 해보겠습니다!


그럼 너가 이번에 해! 그래서 리처드 기어의 몸에 맞는 의상을 제작해서 영화 전반에 입고 나온다. 양복이라는 권위가 다 깨져버렸다. 전 세계 영화 팬들은, 특히 여성들은 아니 정장을 입고도 사람이 이렇게 섹시할 수가 있나! 모두가 영화를 보러 극장에 몰려들었다. 해체가 되었다.


양복은 이후 수트라는 개념으로 불리게 된다. 그 초년병 디자이너가 조르지오 아르마니였다. 아메리칸 지골로에서 아르마니의 수트를 입고 있는 리차드 기어와 탄산수 페리에, 그리고 영상에 흐르는 블론디의 노래는 모든 것을 다 깨부수기에 충분했다.


시드는 근엄의 상징처럼 여겼던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를 엉망진창으로 불러 해체시키고 망쳐버렸지만 사람들은 열광이었다. 야호! 그러나 시드 녀석은 일 년 후 1979년 약물로 사망하고 만다. 고작 21살이었다.


The Sex Pistols - Anarchy In The U.K https://youtu.be/cBojbjoMttI

출처: jaroshy

이름도 멋진 섹스 피스톨즈 녀석들의 Anarchy in the UK를 듣고 있으면 마음속 응어리를 박살내고 싶으면서도 미치도록 신난다.


6, 70년대 음악에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들다. 음악은 예술이고 음반은 산업이라 비즈니스를 무시할 순 없지만 요즘의 철저한 비즈니스 음악의 무한 생산과는 달리, 예술을 하고 싶은 녀석들이 마음껏 지들 하고 싶은 대로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불러 연주를 하면 음반회사에서 그들의 음악을 널리 널리 보급했다.


요즘 같은 21세기에 ‘늑대가 나타났다’가 어쩐다는 이유로 검열에 노래를 부를 수 없다니! 지금보다 더 암울하고 비관적이어서 더더욱 투항하고 자유를 부르짖는 노래들이 많았지만 예술에 있어서 만큼은 검열하지 않았다. 6, 70년대의 음악은 말 그대로 예술 그 자체였다. 손에 잡히지 않아서 더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음악들이었다.


섹스 피스톨즈의 미칠듯한 펑크 록을 듣고 있으면 당연하지만 요 앞전에 말한 패티 스미스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섹스 피스톨즈 녀석들 역시 패티 스미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6, 70년대는 전쟁과 기근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에 전 세계 청춘들이 거리로 나왔다. 그들은 웃통을 벗고 노래를 부르고 밤새 술을 마시며 집시가 되었다. 그에 부흥하듯 펑크 록, 포크, 프로그래시브 등이 짠 하며 나타나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총과 칼보다 음악과 노래가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섹스 피스톨즈에서 에너지를 다 쏟아내듯 노래를 부르는 쟈니의 파릇파릇한 모습을 보라. 정말 똘끼 충만한 것이 요즘과는 너무나 다르다. Anarchy in the UK를 부르는 쟈니의 모습은 마치 삐딱하게를 부르는 지드레곤이 떠오른다. Anarchy in the UK의 삐딱함이 세대를 거쳐 내려오고 내려와 지디의 삐딱하게 까지 왔다. 어쩐지 분위기도 비슷한 것 같고 너무 신난다. 반항적이게 신난, 신나면서 반항적인 이런 음악은 좋을 수밖에 없다. 삐딱하게 가 많아야 변해야 하는 것들이 변하게 된다.


닮은꼴 말하면 요즘 종횡무진 헤일리 비버는 정말 아버지를 많이 닮은 것 같다. 아니 딸이 아버지를 닮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20대 중후반 정도의 딸이 이토록 아버지를 닮은 건 또 잘 보지 못했다. 왜 그런고 하면 아버지가 할리우드 배우니까 뭔가 대중에 자주 접하는 얼굴은 메이크업을 하고 꾸며진 얼굴을 봐오니까 요즘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론칭한 제품을 광고하는 헤일리 비버의 꾸민 얼굴이 아버지를 보는 것 같다.


헤일리 비버의 아버지 스티븐 볼드윈은 또 자신의 큰 형인 알렉 볼드윈을 아주 닮았다. 이들은 4형제인데 모두가 할리우드 배우다. 우리에게는 제일 큰 형인 알렉 볼드윈이 가장 유명한데 그는 이번에 영화 촬영 중에 총기 오발 사고로 촬영감독이 사망한 것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막 20만 페이지에 달하는 서류를 검토하고 막 막 막 그래서 아무튼 골치 아프다. 전 세계로 전부 방송이 된 조니 뎁과 엠버 허드의 이혼 소송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어마어마어마어마한 서류들.


헤일리 비버는 인스타그램을 하다 보면 중간에 광고로 자꾸 뜬다. 헤일리 비버는 젊은 날의 데릴 한나를 보는 것 같다. 데릴 한나가 요즘은 약물이나 성형 부작용 때문인지 얼굴이 무서운 레슬러처럼 보이지만 블레이드 러너나 인어로 변신하는 스플래쉬를 찍을 때만 해도 세상 예뻤다. 키도 크기 때문에 거인으로 나오는 영화도 있었다. 20대 초반의 데릴 한나는 정말 잡지나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외모였다. 데릴 한나는 20살까지 커다랗고 축 늘어진 곰인형을 늘 안고 다녔다. 그러다가 그때 존 F 케네디 주니어를 만났다.

미국미국한 데릴 한나의 모습
잡지 사진 편집도 절묘하다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미남과 세기의 미국적인 금발의 미녀가 만났으니,  그것도 가장 물오른 신예 할리우드 배우와 존 F 케네디 주니어의 만남을 세상은 가만두지 않았다.  두 사람이 파파라치에게 찍힌 사진 중에 존 F 케네디 주니어가 데릴 한나의 손목을 잡고 달려가는 사진이 있다.


데릴 한나는 금발을 휘날리며 오른팔에 옷을 걸치고 존 F 케네디 주니어를 따라가는 사진인데 이 사진이 너무나 유명해서 지금까지 패션잡지에서 많이 오마주 되고 있다.

상징이 되어버린 사진이다
너무 멋있어서 너무 안타까운 사진이다


따지고 보면 시드의 엉망진창 마이 웨이 커버하는 모습도 여러 영화에서 많이 오마주 한 것 같다. 사랑 고백을 하는데 노래를 너무 못 불러 모두가 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이탈과 음방조 음비관이 난무해도 끝까지 부르려는 모습에 주인공이 눈물을 흘린다던가. 섹스 피스톨즈로 시작해서 케니디 주니어까지 와 버렸다.


해체에 관해서, 리처드 기어의 수트를 비릇해서 https://brunch.co.kr/@drillmasteer/1035#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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