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구이는
후추를 뿌려 먹으면 맛있는 것들이 있다. 생선구이도 그렇다. 후추는 묘하지만 맛보다는 향 때문에 뿌려 먹게 된다. 후추는 인도가 원산지다. 이 후추가 유럽에는 400년경 아라비아 상인을 통해 전해졌다. 그 오래전 유럽에서는 후추를 불로장수의 정력제라고 믿었다 한다. 그래서 금이나 은보다도 비싼 값으로 거래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고려시대에 들어왔을 정도로 오래되었다. 그때에도 후추는 수입품목이라 아주 귀중한 물품이었다고 한다. 후추에 대한 일화가 많은데 우리 조상들도 예전에 얼마나 후추를 좋아하고 귀중하게 여겼는지 알 수 있다.
지식백과를 보면 이 후추의 일화를 말했는데, 선조 때 일본사신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당시 도요토미는 조선 침략의 야심을 품고 사신들에게 우리나라의 사정을 염탐하게 했다. 서울로 오는 도중 침략에 대란 아무런 대비가 없는 지방의 실정을 본 사신들은 온갖 오만불손한 언행을 일삼았으나 외국의 사신이었던 만큼 서울에서는 그들을 맞이하여 동평관에서 주연을 베풀었다.
술잔이 돌고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때 일본 사신 하나가 후추를 꺼내서 술좌석에 마구 뿌렸다. 그러자 자리를 같이 했던 벼슬아치, 악공, 춤을 추던 기생 할 것이 서로 마구 뒤섞여 후추를 줍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며 일본 사신들이 조선에는 규율이 문란하고 엉망진창이니 이 나라를 침략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라고 야심을 굳혔다고 한다.
겸공을 본 사람을 깜짝 놀랐을 텐데 이 후추 10알만 넣고 끓인 숭어국은 정말 맛있게 보였다. 평양음식으로 오직 물과 싱싱한 숭어와 후추 10알을 넣고 10분에서 15분만 끓이면 고급지게 보이는 탕이 조리되었다.
나는 이 순 후추를 늘 가방에 넣어서 다니고 있다. 그래서 집 밖에서 음식을 먹을 때 – 컵라면을 먹을 때에도, 후추가 없는 식당에서 음식을 먹을 때에도 후추를 솔솔 뿌려서 먹기도 한다. 이렇게 노릇노릇하게 생선을 잘 구워 잘라먹을 때 후추를 솔솔 뿌려 먹는 맛이 있다. 약간 껍질이 있는 생선을 구워서 먹을 때 맛있는 것 같다.
후추는 내가 일하는 곳의 청소와 비슷하다. 바닥 청소를 매일 하는데 매일 해도 표가 나지 않는다. 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이상하지만 청소를 하지 않으면 표가 많이 난다. 후추도 비슷한 것 같다. 그리고 세상에는 후추 같은 사람도 있다.
오늘의 선곡은 영원히 이 꿈에서 깨고 싶지 않을, 공중그늘의 오르페우스 https://youtu.be/4ZlHK4QE9e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