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를린의 손길 12

소설

by 교관


12.


메를린이 손짓을 하니 신도들은 일어나서 우리에게 우리를 위해 복음성가 같은 노래를 불렀다. 우리에게 익숙한 트로트 음에 교회에서 작사한 것 같은 가사를 붙여 만든 곡이었다.


우리 교단에서는 사람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 많은 시도와 노력을 하고 있어요. 물론 회원들이 원하는 영어도 충분히 가르치고 있어요. 모든 것이 열려 있는 곳이 바로 여기입니다. 잠이 오는 찬송가보다 이렇게 신나고 친근한 곡으로 복음을 전파하고 있어요.


예배당을 나왔을 때 시간은 11시가 넘었다. 쌍둥이와 최지은 씨의 얼굴이 어딘지 모르게 상기되어 있었다. 무엇인가 반짝이는 것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 같았다. 진실을 봤다는 표정이 얼굴에 드러났다. 사람들은 진실을 믿는 것이 아니라 진실이 있으면 하고 바라는 그 마음을 믿어 버리는 것이다. 그 사실을 사람들은 잘 보지 못한다.


나는 며칠 있다가 쌍둥이와 따로 만났다. 쌍둥이는 이전에도 한 번 따로 만나서 맥주를 마시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저 시시콜콜한 이야기다. 일상적인 이야기를 그들은 나에게 해주었다. 스트레스로 인해 적게 먹어도 살이 많이 찌는 체질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들었다.


우리는 한 번 갔던 술집으로 갔다. 다운타운에 있는 작은 술집이다. 손님은 그다지 많지 않고 요즘 술집 같지 않게 테이블마다 파티션이 있어서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에 시선이 오고 가지 않는다. 안주가 아주 맛있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먹을 만한, 그런 술집이었다.


쌍둥이와 지난번에 따로 만난 것은 영어로 대화를 하기 위함이었다. 표면적으로는 모두가 영어 모임 때문에 모인 것이기 때문에 영어로 대화를 술술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나의 입에서 영어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쌍둥이도 나에게 어떻게든 영어를 알아듣게끔 말하려고 했다.


쌍둥이는 뉴질랜드에서 몇 년이나 유학을 하고 와서인지 고급스러운 단어를 제외하고는 영어로도 대화가 가능했다. 그러나 쌍둥이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영어를 하거나 다른 이들과 영어로 대화를 하는 경우는 없었다. 나 같은 사람을 앞에 두고 영어로 말을 하거나 쌍둥이 둘이서 서로 영어로 대화를 잠깐잠깐씩 할 뿐이었다.


영어를 배웠고 영어로 말을 하고 싶었지만 밖에서 영어로 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 쌍둥이는 어딘가에서, 어떤 곳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꺼려했다. 그래서 더더욱 영어로 말할 기회는 사라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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