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1.
나는 가위를 들고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도대체 가위질을 해 본 지가 언제였지. 하며 생각을 해봐도 가위를 사용한 그 마지막의 끝이 언제인지 기억이 없다. 누군가 삽으로 그 기억의 부분을 떠 가버린 모양이었다.
물론 가위를 들고 색종이를 오린다거나 마분지를 잘랐다거나 하는 막연한 기억은 있지만 지금 가위를 손에 들고 보니 그 기억이 생산해내는 형태가 너무나 부자연스러워서 없는 기억을 억지로 쥐어 짜내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가위를 사용한 기억이 없다.
손으로 가위를 쥐어 보니 어색했다. 마치 처음 만져보는 기분이었다. 고대 생물의 귀 모양과도 비슷한 가위는 나의 손바닥 위에서는 전혀 가위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가위는 종이를 자르는 데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는 요즘, 그리고 지금, 할 일, 하지 않을 일이 무엇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어떤 갈고리 같은 것을 등에 잔뜩 짊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앞으로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가 없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우리들은 우리들 나름대로 살아가는 것이라고요”라고 하던, 음역의 높낮이가 없는 그녀의 목소리가 귓전에 맴돌았다.
오늘은 내일이 되면 어제가 되어 버린다. ‘지금’이라고 하는 시점도 눈 깜짝할 사이에 저 뒤로 후퇴해 버리고 만다. 현재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들이 만들어낸 가짜일지도 모른다. 밥을 먹는 행위도,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 시간도, 영화를 봐도 순간은 어느새 과거가 되어 버렸다.
우리는 오늘 속에 암묵적인 현재라는 고정적인 개념을 만들어 놓고 지나간 오늘의 아침과 편협하게 행동한 전부를 싸잡아 현재로 묶어 버린다. 하지만 오늘 아침은 이미 지나간 과거일 뿐이다. 내가 있을 자리는 아침도 아니면 오늘 저녁이 아닌 지금이다. 시간은 야속하게도 내일이 되면 오늘의 시간을 계속 되돌리는 무한 반복의 굴레 속에 인간을 집어넣는다. 양면성, 다면성을 잔뜩 머금은 것이 시간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