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오마주]
13.
“늙은 사람에게 썩 좋은 음식은 아니지만 제대로 만들면 무척 유미적인 맛을 느낄 수가 있소. 나폴레옹 케이크는 밀푀유 방식으로 만들었지. 프랑스어로 ‘천 개의 잎사귀’라는 뜻이오. 정성을 다해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지.”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나요?”
그녀는 입안에 나폴레옹 케이크를 집어넣으며 주방장에게 물었다. 그 역시 나폴레옹 케이크를 입안에 넣고 그 맛을 음미하느라 표정이 수시로 바뀌었다. 그녀의 질문을 듣고 커넬 샌더스를 닮은 주방장은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홍차를 내왔다. 그와 그녀의 앞에서 홍차가 놓였다. 홍차의 향이 재즈가 흐르는 빵집에 퍼졌다.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는, 눈이 펑펑 내리는 계절에 따뜻하게 홍차를 마시며 공복감과 무료함을 달래고 있었다.
“그렇다오. 간단하다고는 말 못 하지만 요리를 좋아하면 아주 맛있는 나폴레옹 케이크의 마법을 볼 수 있소. 밀가루를 채쳐서 그 위에 버터를 놓고 채친 밀가루와 함께 잘 섞어가며 작은 크기로 다져주시오. 채칠 때 집중을 해야 하오. 버터가 콩알만 한 크기가 되면 가운데 홈을 파서 소금을 넣어서 준비해 둔 물을 잘 부어주고 밀가루 밖의 부분부터 차차 안으로 끌고 들어오면서 반죽을 해주는 것이오. 요리를 할 때 음악을 틀어놓고 하면 요리를 만드는 사람도 요리도 리듬을 타게 된다오.”
“저는 집에서 요리를 할 때 가제보의 ‘아이 라이크 쇼팽’을 틀어놓고 음식을 준비해요.”
그녀가 주방장을 보며 말했다. 주방장은 홍차를 한 모금 마시고 박수를 세 번 쳤다. 퉁퉁한 손바닥이 부딪혀 짝짝 거리는 멋진 소리가 났다. 박수소리에 작은 그림자가 놀랐다.
“그건 정말 요리와 잘 어울리는 음악이라고 생각이 되오. 역시 피아노 소리가 멋지지. 자 그다음에 반죽을 한데 뭉쳐 어느 정도 직사각형의 모양을 잡아 주는 것이오. 다음 밀대로 길쭉하게 밀어주는 거지. 뭉쳐 있는 무엇을 밀듯이 쭉 밀어주면 되오. 끝에서 삼분의 일 가량을 안쪽으로 잡고 반대편도 삼분의 일을 접어서 3장이 포개지게 놓고 비닐에 잘 싸서 냉장 휴지를 30분 이상하오. 휴지 시킨 반죽을 꺼내서 다시 밀대로 길쭉한 직사각형으로 앞 서 말한 삼분의 일 지점을 접은 것을 2회 정도 반복하는 것이오. 그런 다음 밀푀유 사이에 들어가는 커스터드 크림을 만드는데.”
“그건 제가 할 줄 알아요. 저 이래 봬도 치즈케이크는 집에서 전문적으로 만들어요.”
그녀는 입안에 나폴레옹 케이크를 한가득 넣고 웃었다. 그녀는 이미 나폴레옹 케이크를 3개째 먹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먹는 모습을 늘 보아왔지만 이렇게 빨리, 많이 먹을 때마다 늘 놀라웠다. 커넬 샌더스를 닮은 주방장은 나폴레옹의 겉면에 초콜릿을 바른 오페라도 그와 그녀 앞에 놓았다. 작은 그림자 앞에도 오페라와 앞 접시를 놓아주었다. 작은 그림자는 기뻐서 아래위로 폴짝폴짝 뛰었다. 오페라는 부드러운 초콜릿 향과 맛이 머리를 맑게 해 주었다. 오페라를 다 먹고 나니 샴페인 무스가 나왔다. 달달한 과일향의 샴페인 비바로제에 딸기로 만든 무스를 흰색 비스킷의 층 사이에 넣고 구웠다. 샴페인 위에는 키위와 스위스 머랭이 올려 있어서 맛이 더욱 풍부했다.
“샴페인 무스는 맛이 어떻소?”
“이건 첫사랑의 맛이 나요. 과일향이 이렇게 산뜻하게 맛이 나다니 정말 놀랐어요.”
커넬 샌더스를 닮은 주방장은 그녀의 대답에 무척 흡족해했다. 주방장은 빵집을 습격한 그와 그녀를 반기는 눈치였다. 주방장은 이렇게 맛있게 자신이 만든 케이크를 먹는 모습에서 마음에 드는 표정을 만들었다.
“사실은 이건 오래전부터 실패였소. 하지만 여러 시행착오 끝에 지금 그대들이 먹는 샴페인 무스를 만들어 낼 수 있었소. 샴페인을 고르는 데에도 신경을 많이 썼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