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두 뿌리의 의미는 무엇일까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대파 두 쪽
소설을 읽고 난 후 대파 두 뿌리, 대파 두 쪽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에 빠졌다. 대파 두 뿌리를 침대에 두고 간 것은 무슨 의미일까. 그간 소년의 어머니는 소년이 아무 말하지 않아서 대파가 들어간 국을 많이 끓여 줘서 소년이 소년다운 소년만이 할 수 있는 반항을 침대 위에 던져두고 간 것일까. 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 그럴 리가 없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럴 리가 없다는 걸 잊어버리면 되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대파 두 쪽을 두고 간 의미에 대해서 고민을 하다가 여러 후기를 찾아봤다. 혹시 궁금해하는 사람이 없을까. 하지만 내가 찾아본 리뷰는 대부분 벽과 그림자와 대략의 줄거리, 문체, 1부 2부 같은 것들뿐이었다. 후기도 비슷해서 놀랐다.
대파 두 쪽은 영화 사이코의 맥거핀이 아닐까. 나는 이 이야기가 좀 더 마지막이 불확실하게 끝나기를 바랐다. 결말은 희망을 가지고 카페의 여주인이 있는 곳으로 주인공은 돌아오지만 좀 더 모호하고 점 더 불확실하게. 이를테면 원작 격인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처럼 말이다.
대파 두 쪽에 대해서, 대파 두 뿌리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한 사람들은 없는 것 같다. 어쩌면 그렇게 흘러가게 장치를 해 놓았을지도 모른다. 하루키 영감님이. 그저 맥거핀인데 누군가 걸려들면 오랫동안 이 소설에서 대파 두 쪽에 대해서, 소년에 대해서 좀 더 잔상을 남기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대파 두 쪽은 어쩌면 기호사와 계산사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두 조직은 대립하고 있지만 없으면 안 되는 양립의 의미이기도 했다. 사라져야 할 조직이라고 상대 조직에서 수를 쓰지만 정작 서로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인 것이다. 조커의 실존 이유가 베트맨에게 있는 것처럼, 베트맨이 없는 세상은 아무리 돈을 갖다 줘도 조커의 존재가 의미가 없어져 버린다.
아니면 대파 두 쪽은 시스템일지도 모른다. 시스템은 유전자를 뜻한다. 소년과 주인공은 각각 다른 세계에서 어떤 형태로 사라지지만 시스템을 통해, 유전자를 이용해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대파 두 쪽은 오래전부터 그렇게 인간의 곁에서 식량을 책임져 왔다. 소년은 가족에게 그것을 알리고 싶었을까.
인터넷에서 비싼 오마카세가 자랑처럼 자리를 잡았지만 실은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음식은 아주 저렴한 음식이다. 공기, 물 같은 물질은 돈이 들지 않지만 인간에게는 가장 소중한 것처럼 대파 역시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시스템인 것이다. 소중한 것은 늘 옆에 있고 그것은 가장 저렴하다. 소년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대파 두 뿌리에 나의 한계를 느끼며.
Mary Lou Williams - Little Joe From Chicago
https://youtu.be/J-JW3U8Ncz0?si=4dHdfFh-B1SGrpo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