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하늘보다 오늘의 하늘이 5

103

by 교관


103.


소피는 자신의 사진 하나를 트위터에 올렸다. 그 사진은 오늘 집에서 하루 종일 보내면서 찍은 사진이었다. 침대에 누워서 찍은 사진과 엎드려있는 사진을 교차편집해서 트위터에 올렸다. 이런 사진은 누가 찍어줘야만 잘 나올 수 있는 사진인데 삼각대를 이용해서 소피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이었다. 그녀는 혼자서도 침대에서 기막힌 사진을 건져내는 법을 시간과 노력을 들여 터득했다. 하얀 팬티만 입고 엎드려있는 사진 속 엉덩이는 터질 것같이 탱탱했다.


병원 대기실 소파의 마동 옆에 앉아있던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경멸의 눈초리로 폰을 바라보고 있는 마동을 쳐다보았다. 마동은 교복무리에게 창백한 얼굴을 한 채 혀를 조금 내밀어 보였다. 학생들은 찌그러진 표정으로 변태 같다며 다른 소파로 옮겨갔다. 밖에 나가면 멀쩡하게 생긴 진짜 변태들이 얼마나 많은데, 역시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게 되어 버렸다.


트위터: 동양의 멋진 친구, 어때 내 엉덩이가?


마동은 순간 어떻게 대답할까 생각하다가 소피의 엉덩이가 괜찮지 않다고 말해야 할 이유 3가지만 말해보라고 했다. 소피는 화면 가득히 웃음의 활자와 기분이 좋다는 말을 보냈다.


트위터: 소피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멋진 엉덩이를 가졌어(마동은 말을 하면서 자신의 팔로들이 맨션을 보는 것에 대해서 잠시 생각했다).


트위터: 정말 그렇게 생각해?


트위터: 그렇다구. 정말 그렇게 생각해.


트위터: 동양의 멋진 친구는 바람둥이 같아. 여자를 웃게 만들 줄 알고 기분 좋게 하니 말이야.


바람둥이의 요건은 외모가 아닌 언어라고 소피가 말했다. 소피는 다른 팔로워들보다 마동에게 그 말을 들어서 무척 기쁘고 고무되어 있다고 했다. 대신 마동에게만 답문을 보내는 소피에게 화가 난 그녀의 팔로워들이 마동에게 비난의 화살을 쏘아댔다. 영어로 볼 수 있는 다양한 욕들이 마동의 타임라인에 올라왔다.


맙소사.


소피는 디렉트메시지로 대화를 신청했다.


디렉트메시지: 소피? 잘 시간이 아닌가?


디렉트메시지: 잔소리야? 어딜 가나 잔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네(웃음). 그래 맞아. 동양의 멋진 친구. 이제 자려고 해. 여기는 자정이야. 근데 동양의 멋진 친구는 회사 아닌 것 같은데 어디야?


도대체 여자들의 직감이라는 건 거리와 시간을 초월한다는 말이 근거 없는 말이 아니었다. 어떻게 회사가 아닌 걸 알았을까. 여자들의 직감은 과학적으로 파헤치지 못할 것이다.


디렉트메시지: 아직 몸살기운이 있어서 지금 병원에 왔어. 아마 어젯밤에 무리하게 조깅을 했나 봐. 그리고 이상한 건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 배가 전혀 고프지 않다는 거야.


디렉트메시지: 어제 동양의 멋진 친구가 감기기운이 있다고 하더니 더 심해졌을 모양이야. 아마 인류가 감기로 인해서 멸망할 것 같아. 감기바이러스는 점점 사람을 조여 오고 인간은 점점 더 벗어나려고 하지만 인플루엔자는 더욱 강력해지고 말이지. 여기 이곳에도 감기로 죽는 사람이 예년에 비해 늘어났다고 하더라구. 인간은 에이즈보다 무방비상태에서 들이닥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더 무서워해야 한다니까.


디렉트메시지: 그래 맞아, 정말 소피의 말이 맞는 것 같아. 난 말이야 지금껏 한 번도 감기에 걸린 적이 없었거든. 규칙적이게 몸을 움직이는 신체에는 인플루엔지가 침투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는데 어째서일까. 거기에다가 밤이 찾아오면 감기가 사라져 버려 아주 멀쩡하게. 어젯밤에도 너무 멀쩡해서 평소보다 두 배나 걸리는 시간을 들여서 조깅을 하고 들어와서 소피와 잠깐 이야기를 하고 회사의 잔업을 새벽 5시까지 해버렸어. 너무나 멀쩡해서 나는 감기가 다 나았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잠을 자고 일어나니 굉장한 감기로 결국엔 회사에서 조퇴를 하고 말았어. 도대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어.


마동은 터울을 두었다. 소피가 메시지를 보내기 전에 또 한 번 보냈다.


디렉트메시지: 하지만 더욱 이상한 건 지금 몸 상태가 안 좋은 것이 과연 몸살인가 하는 거야.


디렉트메시지: 음……. 동양의 친구. 그럼 당신은 인플루엔자가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거군.


디렉트메시지: 그래, 어딘가 조금 이상해. 어젯밤에 작업을 했던 것은 어떠한 의미로 말해서 내가 한 것이 아니었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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