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하늘보다 오늘의 하늘이 5

112

by 교관


112.


마동은 자신의 의식에 대해서, 자신의 무의식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생각해 본들 정답은 3번입니다. 하며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나의 무의식은 무엇이란 말인가. 인간에게는 누구나 무의식이 존재하고 그 무의식이 강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있고 없고의 차이인가. 분홍간호사는 자신이 말을 할 때마다 가슴이 위아래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분홍간호사의 가슴이 기이한 패턴으로 아래위로 또는 위로 아래로 움직였다. 물론 풍만했다. 진료를 받으러 들어가기 전보다 풍만해졌다.


“우리 인간이 보통 살아가는 모습은 가정에서 학교나 단체로 그리고 사회로 이어지는 순서가 있잖아요. 그 집단속에는 공유되는 사람들의 의식세계가 있어요. 만약 공유되는 의식세계가 없고 법률이나 규범으로만 우리 사회가 이루어져 있다면 그건 정말 최악이겠죠.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어떠한 해프닝의 정보가 그 공유를 통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무의식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죠. 그 말은 무의식이 여기에서 저기로 저쪽에서 이쪽으로 공유되고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들은 무의식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며 언어로 하는 또는 시야에 들어오는 세계만 진실된 세계라고 믿고 있는 착각에서 무의식은 시작하는 겁니다. 무의식의 세계에 아주 강하게 닿아있는 이는 언어가 소멸하더라도 타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변이로 인한 현상인지 무의식의 현상이 변이를 가져오는지 모르는 일이죠. 초능력은 없다고 하지만 독심술이나 텔레파시는 가능하고 국방부에서는 적극 활용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무의식의 세계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지만 일반인들에게 통용시키면 혼란이 올 거란 걸 역시 잘 알고 있기에 쉬쉬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초능력은 믿을 것이 못 되는 추한 마음의 움직임이라고 단정 지어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죠.”


마동은 분홍간호사의 정체가 궁금했다.


“대학교 때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을 아주 열심히 들었어요.” 분홍미소를 띠며 마동에게 말했다. 여자들은 정말 대단하다. 대번에 마음의 마음을 읽었다.


이것도 초능력인가.


분명 여자들은 남자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무의식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분홍간호사는 마동의 상태를 거의 정확하게 알아채고 있는 것처럼 말했다. 마동은 혼란스러웠다. 이 병원에 오기 전에 들린 내과에서는 다른 이들의 생각을 읽었다. 읽은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마동의 머릿속으로 뒤섞여 들어와서 마동은 어지러웠다. 뇌파의 주파수 탓인지, 마동 자신이 진짜로 변이하고 있는 것인지, 만약 변이하고 있다면 어떠한 변이가 일어나는지 생각하니 머리가 복잡하고 어지럽기만 했다.


분홍간호사의 말에 따르면 이 모든 것이 나에게, 내 몸 안으로, 내 머릿속으로 들어온 새로운 무의식의 발로라는 말인가.


“사람들이 모두 비슷한 방향이나 크기로 변이 하는 것은 아니죠. 하지만 대부분 변이를 합니다.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대부분의 인간은 변이를 거치죠. 의식이라든지 마음이라든지 신체적으로 말이에요. 다만 본인이 무의식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변이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1차원, 의식의 세계가 2차원이라면 무의식의 세계는 3차원 그 이상의 세계가 되겠죠. 그 세계에서는 눈앞에 있는 상대의 마음에 들어가기도 할 것이며 상대방의 의식을 투사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서 있는 1차원의 세계에 들어와 있는 3차원이상의 존재와도 교신이나 소통이 가능하구요.” 여전히 분홍미소를 띠며 말했다. 분홍간호사는 대학교 때 정신분석학을 정말 열심히 공부한 듯했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닐 것이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라고 마동은 말했다. “빙고, 그렇습니다. 바로 집단무의식 같은 것이죠. 이웃을 사랑하는 의식에 자신을 사랑하는 의식을 투사하는 겁니다.” 분홍간호사는 여전한 미소로 여전히 길고 살이 붙은 손가락으로 여전하게 풍만한 가슴을 움직이며 마동을 바라보았다. 분홍미소를 지으며.


“실재와 의식의 세계가 많이 다르다는 건 그동안 살아오면서 많이 느낀 바지만" 마동은 말을 잇지 못했다.


여기까지가 의식의 세계였다면 여기부터는 무의식의 세계가 고마동 씨에게 나타날지도 모르겠군요.” 분홍간호사는 긴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리켰다.


분홍미소.


“간호사님은 그걸 알고 계십니까?” 마동의 질문에 분홍간호사는 말이 없었다. 앞으로도 말이 없을 것이라는 걸 마동은 알고 있다. 분홍간호사에게 일반 약국에서 처방받을 처방전과 함께 병원에서 지은 약을 건네받았다.


내 앞에서 계속 이야기만 했는데 언제 약을 지었을까. 조제실은 병원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는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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