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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Apr 09. 2020

윤주영 사진가

사진 에세이




사진을 공부하면서 유명한 사진가들의 사진을 들여다보고 전시회를 뛰어다니고 그들의 사진을 탐닉하는 시간은 그야말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작업이 끝나지 않은 사진은 사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만큼 사진가들은 한 장의 사진을 손에 쥐기 위해 사진 하나에 엄청난 작업을 한다.


그저 그렇게 보이는 시간이라도 모든 사진가들은 명부와 암부를 위해서, 또는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위해서 후보정을 시간을 들여 작업한다. 필름 사진도 많은 작업을 해야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하는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요컨대 유진 스미스는 한 장의 사진을 건져내기 위해 얼마나 히스테릭한지 조수들이 두 손 두 발 다 들었을 정도였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사진작가 중에 윤주영 사진가가 있다. 프로필에 ‘사진가’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28년 생으로 젊은 시절에는 대학교수를, 일간지의 편집국장을, 나이가 들어서는 국회의원, 문공부 장관을 거쳐 여러 나라의 대사를 역임했지만 이 모든 타이틀을 버리고 그저 사진가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화려한 이력은 그가 사진가로 활동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한다.


윤주영의 사진철학은 ‘기록’이다. 사진을 적확하게 표현한 말이다. 사진은 기록이다. 이 한 장의 기록이 과거를 바로잡고 역사를 제대로 알 수 있게도 한다.


“기록을 중시합니다. 시대정신에 입각한 기록이지요. 정신이 없는 기록은 소용이 없어요. 모든 예술은 정신이 있어야 살아 있는 것이 됩니다. 정신은 곧 철학이에요. 이것은 ‘왜 사진을 찍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 되기도 합니다. 어떤 목적의식이 있어야 행위에 대한 틀을 규정할 수 있습니다. 제가 사진을 찍는 이유는 시대정신을 담은 기록을 남기려 함이에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넘길 수 없는 일들을 고발하고 아름다운 것을 영원히 남기기 위해서 기록합니다.”라고 윤주영은 말한다.


그의 말 중에서 아름다운 것을 영원히 남긴다고 하는 부분은 와 닿는 말이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다 비슷하게 보이는 아이 사진도 엄마 눈에는 다 다르고 아름답게 보이기에 방대하게 아이의 사진을 기록한다.


“기교보다는 내용에 충실하도록 노력합니다. 사람을 촬영할 때는 마음을 찍자고 생각해요. 마음은 비록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사진에는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눈물, 웃음, 몸짓으로 나타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러한 순간에 제게는 ‘결정적 순간’입니다. 마음이 가장 잘 나타나는 순간, 그리고 풍경은 한없이 많은 이야기가 생각되는 곳을 기록하여 풍경으로 남깁니다. 다큐멘터리는 보통의 기록이 아닌 예술입니다. 작가의 머리를 통해 나오는 개성 있는 시각,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단, 그 안에 시대정신,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하고 정직한 태도로 대상에 접근해야 합니다.”


윤주영의 사진 시리즈 중에 ‘어머니’라는 사진집이 있다. 그 속에 담긴 사진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어머니, 이 시대의 어머니에 대해서 다시 되돌아보게 된다.


밑의 사진들은 여러 곳에서 내가 담은 사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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