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우주적 사랑
제목을 보면 사랑은 피를 요구한다. 세상에서 제일 겁이 나는 것이 어쩌면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을 하면 더 행복하고 더 불행해지지, 덜 행복하고 덜 불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적당히 행복하고 적당히 불행하다면 사랑의 온도가 낮아졌거나 질이 떨어져서 이다.
사랑을 하면 미쳐버린다. 눈에 뵈는 게 없고, 오직 사랑만을 위해서 달려든다. 마치 불 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이 된다. 나의 날개가 불타서 없어질지라도 사랑 그것에 목숨을 걸어 버린다. 사랑에 빠지면 개가 된다. 강아지는 한 번 마음을 준 주인에게 모든 사랑을 걸어 버린다. 여지를 남겨둔다거나 어제 이만큼 했으니 오늘은 요만큼만 할게, 가 없다. 매일 주인에게 사랑으로 달려든다.
사랑은 그렇다. 사랑을 하면 없던 광기가 나타나고 용기가 생겨난다.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학교는 없다. 우리는 정작 배워야 할 것들을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채 어른이 되고 그렇게 된 어른은 사랑에 서툴다.
근육녀 잭키의 사랑에 불을 지른 건 스테로이드 약물이다. 남성호르몬이 온몸을 지배한다. 근육이 커지는 건 물론이고 이태리 잡초덤불 속에서 야생스럽게 자라난 토마토처럼 질풍노도의 시기 청소년 같은 반항과 힘이 생겨난다.
체육관 어시로 일하는 루 역시 젝키를 사랑함으로 온몸과 정신을 지배하고 있던 불안이 더욱 커진다. 눈동자는 흔들리고, 손은 떨린다.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이 멋진 근육녀가 다른 여자에게 가버릴까 불안하다. 아 사랑이란 왜 이렇게 불안하기만 할까. 루는 이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담배를 피운다.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이라는 약을 흡입하는 것입니다. 약이라는 단어를 독으로 대체할 수도 있죠. 기반이 단단하지 않은 것들이 다 그렇듯이, 세뇌는 하우스 오브 카드처럼 쉽게 부서질 수 있는 거죠. 그리고 한순간에 무너질 것입니다. 흔들어주기만 하면 되거든요.
서로의 빈 공백을 채우려 만난 두 사람의 미쳐버린 저세상, 아니 유니버설적 사랑에 한 번 빠져보시라.
https://youtu.be/nc_tUZmDbtE?si=g35T1dgfXD93V0q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