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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Dec 10. 2024

나의 스승은


나의 스승은 항상 소외된 곳을 뷰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덕분에 카메라에 대한 욕심을 부리지 않게 되었다. 


망원렌즈로 멀리서 주욱 당겨 찍지 못하기에 단렌즈로 피사체를 담으려면 피사체 가까이 가야 했다. 피사체 가까이 가서 사진을 담으려면 어떻게든 피사체와 친밀해져야 한다.


초기에 사람들과 일출을 촬영하러가면 나만 똑딱이라 사람들이 해가 뜨는 모습을 담을 때 나는 그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나는 한때 사진협회에도, 사진학회에도 들었다. 


협회 사람들은 엄청난 카메라와 렌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고, 학회 사람들은 유학까지 다녀온 사진학과에 대한 자존심이 대단했다.


협회 사람들은 사진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고, 학회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은 사진과 무관한 일을 하지만 사진에 대한 자존심은 너무나 단단했다. 나는 자부심도 자존심도 내세울 게 없어서 지금은 이도저도 아닌 외톨이로 사진을 담고 있다.


나의 스승은 사진을 담을 때 이야기를 담고 위트와 유머를 잃지 말라 하셨다. 요즘은 폰으로 사진을 담을 수 있어서 무겁게 카메라 따위 들고 다니지 않고 눈에 들어오는 피사체는 폰으로 휙 빠르게 찍는다. 


폰도 매년 새로운 폰이 나오니까 좋은 폰으로 사진을 담고 싶은 욕심이 생길 수 있으나 이미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부터 기기에 대한 욕심을 잃어버리고 나니 내가 들고 다니는 아이폰8로 사진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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