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고급 브랜드가 되기까지

소설

by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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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바빙 주인 누나의 화장품은 샤넬이었다. 그것을 눈치채는 사람은 당연하지만, 개구리밖에 없었다. 개구리는 샤넬이라는 제품은 우리 같은 학생은 잘 사용할 수 없는 고가의 제품이라고 했다. 우리는 화장품이 다 거기서 거기고 엇비슷한 줄 알았지만, 전혀 아니었다.


그리고 샤넬에 대해서, 샤넬이라는 제품을 세상에 만들어버린 ‘가브리엘 샤넬’에 대해서 슈바빙 주인 누나에게 듣게 되었다.


“샤넬은 지구인이면 모두가 좋아해. 들어봤지? 샤넬 넘버 파이브. 넘버 파이브라는 말은 꼭 굉장한 의미 부여를 가져오는 것 같아. 재즈곡 테이크(넘버) 5도 굉장하잖아.”


상후는 슈바빙 주인 누나에게 재즈곡 넘버 5를 틀어 줄 수 있냐고 물었고 주인 누나는 당연하다고 했다.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샤넬 넘버 파이브의 창시자 가브리엘 샤넬은 살아생전 어떤 모습이었을까.


“샤넬은 사실 말이야 일 중독자였어.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오직 디자인을 구상하고 일만 했어.”


우리는 역시 주인 누나가 하는 말을 듣기 위해 오종종 모여들었다. 주인 누나가 하는 말은 학교에서는 전혀 들을 수 없는 진귀한 것들이었다.


“샤넬은 미스터리 한 여자였어. 그녀는 괴팍한 궤변가이자 오만함의 상징이었어. 그리고 당시 일반 여성과 다른 점은 집에서 무위도식하는 여자들을 경멸했지. 가브리엘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크리스마스였고 프랑스 귀족 여자들이었지.”


오오하는 소리를 우리는 냈다.


“빈둥거린다는 이유였지.”


“우리가 가브리엘에게 배워야 할 점은 말이야, 그 바쁜 와중에서도 시간을 쪼개서 열렬하게 사랑을 했다는 거야. 샤넬은 사람들에게 비난받으면서도 많은 남자와 염문을 뿌렸어. 남들이 뭐라고 하던지 샤넬은 자신의 사랑을 찾아서 거침없었지.”


주인 누나의 말에 득재는 개구리를 쳐다봤고 개구리는 기철이 쪽으로 눈을 돌렸다. 기철이는 여중생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알 수 없는 인간의 감정들이다.


종규와 기철이와 개구리와 내가 먼저 와있었지만, 어느새 득재와 진만이도 와 있었고, 상후를 따라온 상후보다 나이가 좀 많았던 미진이라는 여자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도 효상은 빠졌다.


“샤넬이 작업하는 모습을 보면 무척 부잣집 외동딸처럼 자랐을 것 같지만 말이야 사실 샤넬은 어린 시절 수녀원에서 자랐어. 가브리엘 샤넬은 어린 시절의 애정결핍과 아픔, 고독을 이겨내기 위해 디자인에 집착했고 남자에게도 집착이 강했어. 샤넬의 옷 중에는 유독 검은색과 흰색의 조화가 많은데 왜 그런지 알아?” 주인 누나가 우리를 향해 물었다.


우리는 멀뚱멀뚱했다. 개구리는 알고 있는 것 같았지만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건 아마도 샤넬이 수녀원에서 보고 자란 수녀복의 색채가 그녀의 디자인에 강한 인상을 부여했을 거야. 그래서 복잡함을 넘어서 버린 단순한 디자인을 샤넬이 탄생시킨 거지.”


주인 누나의 말에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종규가 눈빛이 반짝였다. 종규는 아이콘 디자이너가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아이콘에 생명력을 부여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컴퓨터 속의 아이콘에 생명을 입히는 것이다.


“샤넬의 디자인에는 사랑에 대한 갈구와 애착에 대한 심리가 고스란히 녹아있어. 수녀들을 자신의 고모들이라 생각했고 스스로는 공주라 여겼어. 자기애가 무척 강한 여자였지. 그렇기에 결국 자기애가 그 힘을 발휘해서 샤넬이라는 명품을 탄생시킨 거야. 제품의 이름도 아주 단순하게 지었어. 샤넬 2.55백은 그저 55년도 2월에 붙여진 거야. 간단하다구.”


그렇지만 2.55백은 가로의 길이가 25.5센티미터라고 했다. 그리고 180가지의 공정을 거치며 6명의 전문가가 가내수공업으로 10시간 이상 투자를 하여 하나의 가방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했다. 그렇게 들으니 샤넬은 대단했다. 단순히 명품이라는 것이 돈으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인 누나는 우리에게, 너희도 후에 너 자체가 명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샤넬을 두고 예술가라 하지 다른 사람들처럼 디자이너라고 하지 않아.”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봤다.


언젠가 우리도 우리의 이름만으로 명품으로 불리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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