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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수필

헌제에는 개소리가 난무한다

by 교관

정치인 혼자 일 때는 학벌도 좋고, 사람들에게 지지도 많이 받고, 인물도 좋지만 자신이 속한 공동체 속에 들어갔을 때에는 실력차이가 드러남에 따라 하지 않아도 되는 말, 이상한 말, 개소리 같은 말을 내뱉게 된다.


2005년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의 해리 G 프랭크퍼트 교수는 ‘개소리에 대하여’라는 책을 펴냈다. 영어 제목으로는 ‘On Bullshit(온 불싯)’이다.


개소리가 넘쳐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광고주는 매출을 올리려고 개소리를 하고, 정치인은 표를 얻기 위해 개소리를 한다. 그들은 어떠한 타당성 있는 말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거라 생각되는 아무 말이나 혀라 한다. 일단 잘 알고 말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 다음 개소리들이 나오는 것이다.


개소리를 하는 인간들에게는 어떤 것이 진짜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 것이다. 거짓말쟁이들은 진실이 아닌 무엇인가를 진실로 대체하여 그것을 숨기려 하지만 개소리꾼 들은 진실을 숨기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듣는 이를 조작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관건이다. 진실이 무엇이든 그들에게는 상관이 없다. 완전히 다른 게임을 하고 있다.


개소리가 좀 더 음흉하다 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라면 식별이 힘들다는 것이다. 거짓말은 구체적인 움직임을 갖는다. 알려지거나 드러날 수 있다. 그러나 개소리는 그렇지 않다. 모호하기만 하다. 뭐가 잘못됐고 어떻게 된 거고 왜 불쾌한 거에 대해서 손가락질하기가 힘들다.


요컨대 마음을 열고 하늘을 한 번 보라는 말에는 옳고 그름의 식별이 불가능하다. 정치인들은 개소리와 거짓말을 거듭한다. 개소리를 하는 이들의 목표는 오직 하나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것, 권력자의 눈 밖에 나서는 안 되는 것, 공천을 받는 것이지 국민을 위하는 말은 하지 않는다. 정상으로 간주되고 받아들여지는 수많은 개소리들이 있다. 프랭크퍼트 교수는 그것들이 진실에 대한 존중을 악화시킨다고 생각했다.


우리 주위에 개소리하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 개소리를 매일 듣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잘 알 수 있다. 특히 요즘 헌제에서는 개소리퍼레이드다. 윤도리의 개소리는 이번 사태에 연루된 많은 개소리들 중에서 단연코 최고다. 굿이다. 멧돼지 네가 1등이다. 1등 먹이라. 먹는 거 좋아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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