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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수필

한 줄기 빛이 틈을 벌린 것처럼

들리는 노래

by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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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좋아하는 올리비아의 뱀파이어와 로제의 아파트를 듣고 있는데 어디선가 가느다란 한 줄기 빛이 틈을 벌린 것처럼 ‘어느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가 들리더라고.


맑고 순수하고 깨끗한 노래, 들으면 노래의 이야기가 눈앞에 확 펼쳐지며 나를 집어 들어서 그곳으로 옮겨 놓을 것만 같은 노래.


2025년 현재, 수많은 멋진 노래들이 흘러넘치는 가운데 꼭 옹달샘 같은 ‘어느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가 들려서 가만히 앉아서 그 노래를 들었다.


이 노래를 듣는 동안만이라도 나의 때 묻어 더러운 영혼이 조금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며칠 전에 한 프로그램에서 지디와 기안이 만나서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


요즘 사람들은 너무 정이 없고, 화가 나 있다고. 양쪽으로 갈라져 싸움을 하려고 한다고. 가수들이 멋진 노래를 어렵게 만들어 불러도 바로 차트로 순위를 알 수 있지, 영화는 관객 수도 바로 알지, 사람들은 조금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분노하고. 그 분노에 힘을 실어 사람을 죽이게 만들고.


삶이 지옥인 사람들이 너무 많아. 나 죽고 싶다고 말하는 건, 정말 죽고 싶다는 게 아니라 이렇게 살기 싫다는 말인데. 돌을 던져 기어이 죽여 버린다.


예민은 이렇게 좋은 노래를 만들고 정말 산골로 들어가 버렸다. 오카리나, 풍금, 도시락이 생각나고,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으면 슬픈 기쁨이 들기도 하고.


누군가 그러더라고. 이 노래는 글로 수채화를 그려버렸다고. 아이들과 함께 기타 치며 노래를 불렀던 때가 떠오르면서 아릿하다.


https://youtu.be/PT9s8BiTXw4?si=weeMr44SWwzdUU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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