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늘
2025. 2. 27
몇 도 올랐다. 난방하지 않은 실내는 추운데 밖은 춥지 않다. 오전에 좀 걸었다. 봄은 아니지만 봄을 가장한 겨울이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좋은 날은 아니지만 춥지 않아 괜찮은 날이다. 산책하기에 괜찮은 날이다. 걷다가 잠시 먼지 낀 하늘을 보기 좋은 날이다.
곧 삼월이고 봄이 볼기짝을 후려갈기듯 찾아오고, 흠하고 숨을 마시면, 날은 따뜻하고 부 얘서 햇살의 한가운데 서 있으면 몸이 조금씩 공중부유하는 기분이 들 것이다. 봄은 어린이와 비슷하다. 아직 아기 때의 비린내가 싹 없어지지 않아서 맡고만 있어도 상큼한 비릿한 내음이 나는, 그래서 더 안아주고픈 어린이 같은 계절이 봄이야.
2025. 2. 28
햇살이 쏟아지는 곳에서는 반팔을 입어도 되는 날이다. 이러다 봄눈이 나무에서 떨어지는 날은 제정신이 아니게 된다. 안경을 쓴 채로 안약을 점안하거나 마스크를 한 채 빵을 먹으려고 입으로 갖다 댔다가 아, 곧 봄이구나 하게 된다. 봄이 다가오면 겨우내 머물었던 영혼이 조금씩 빠져나간다. 봄은 나의 뇌에 빨대를 꽂아 영혼을 쪽쪽 빨아먹는다. 그러나 나는 늘 봄의 노예가 되기를 기꺼이 허락한다.
오늘은 아침부터 듣던 시가렛 애프터 섹스를 https://youtu.be/5ey60YJmjQE?si=E3uarsZ0bvAYmF1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