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수필

닮은 꼴

by 교관

일본 배우 나오와 우리나라 배우 임세주는 정말 닮았다. 임세주는 [살인자 0 난감]에서 남자 친구가 잠자리 동영상을 유포해서 피해자가 되어 전전긍긍하며 지내는 인물로 나왔을 때, 뭐야? 나오와 너무 닮았잖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배우끼리도 닮은 배우가 있는데 일본 배우와 닮은 꼴이 꽤 있다. 꼭 도플갱어처럼 말이다. 일본의 배우 겸 모델 세리나 모토라가 있는데, 영화 속에서 보자마자 뭐야? 여긴 또 김민하와 너무 똑같잖아?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민하는 [파칭코]의 히로인으로, [조명가게]부터 [내가 죽기 일주일 전]에 주연으로 나왔다. 세리나를 보는 순간 이거 너무 김민하잖아,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특히 두 사람의 주근깨의 분포도와 점성까지 닮아도 너무 닮은 것이다. 김민하의 얼굴은 좀 더 배우에 가까운 얼굴이고, 세리나는 모델에 훨씬 가까운 얼굴이다. 그러더니 엘르에서 두 사람을 냅다 붙여서 사진촬영을 진행해 버렸다.


트윈스 콘셉트로 화보를 촬영했다. 이건 정말 대박이잖아.


두 사람 다 주근깨 때문인지 소녀의 모습이 가득하다. 그런 콘셉트를 살려서 진행했는데 사진으로 얼핏 보면 누가 누군지 모를 정도다.


세상에는 나 몰래 재미있는 일들이 마구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일본 배우 나오의 이야기


설국의 주인공 고마코를 연기한 배우는 나오다. 그녀는 2017년도 무명 시절 ‘링 사이드 스토리’라는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을 했다. 영화에서 비중이 너무 없어서 영화 소개란에 얼굴로 올리지 못하고 이름만 올라가 있다. 그 영화가 부국제에 초청이 되었다.


그녀는 부국제에 초대를 받지 못했지만 자신이 나온 영화제가 너무 보고 싶고, 레드 카펫을 너무 밟고 싶어서 무작정 한국으로 왔다. 아무 준비도 없이 와버렸기에 백화점에 들어가서 원피스를 한 벌 구입하고, 화장품 코너에서 화장을 좀 해 주시면 화장을 한 화장품을 다 산다고 하고 메이크업을 받은 다음 호텔에 와서 자신이 나온 영화의 전단지를 50장 정도 직접 만들어서 영화제 입구에서 전단지를 돌리며 일본에서 온 배우인데 들어가게 해 주실래요?라고 했다.


하지만 초대도 받지 않은 자신이 무모했고 영화에 단역 정도로 나온 자신이 레드 카펫을 걸으며 영화제에 들어간다는 것이 자칫 영화에 실례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포기하려는데, 나오의 손을 잡아준 사람이 나타났다.


한 스태프가 당신은 일부러 일본에서 오셨죠? 작품에 나온 배우분이죠? 그러면서 그 스태프의 안내를 따라가니 한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의 옆에서 같이 나란히 레드 카펫을 걸을 수 있게 되었는데 그 사람이 ‘부러진 화살’ ‘블랙머니’를 연출한 정지영 감독이었다.


정지영 감독도 홀로 레드 카펫을 걷게 되었는데 나오에게 같이 걸어가자고 했고 대략 사정을 들은 정지영 감독은 나오에게 미소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라고 하며 에스코트를 해주었다.


그때 웃으며 걷는데 한 여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그 아이가 너무나 밝게 웃어 주어서 앞으로 지지 말자,라며 열심히 파이팅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본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오가 이 사연을 이야기를 했고, 거기서 부국제 스태프와 정지영 감독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이 같은 사연은 한국의 블로그를 장식했었다. 그때부터 정말 지명도 같은 건 신경 쓰지 않고 악바리처럼 열심히 해서 지금은 주연을 꿰차고 있다. 무엇보다 한 번 해야겠다고 생각한 일을 무모하게 해 버리는 실천력이 그 바닥에서 저 위로 올라가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일본은 잘 모르겠지만 나오의 사연은 한국의 인터넷으로 급속도로 번지면서 무명인 나오에게 모두가 으쌰으쌰 해주고 있었다. 아무튼 실천력, 실행력으로 내일 하루도 잘 보내보자!



설국


눈으로 시작하여 불로 끝나는 이 소설은 너무나 유명한 문장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로 시작한다. 영화도 그렇게 시작한다.


그러나 이 문장 보다 이 문장 바로 뒤에 오는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라는 문장에 온 마음을 다 빼앗겨 버릴 것만 같다.


이 소설을 읽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소설인지 에세인지 넋두린지 플롯이 애매애매하다. 어쩌면 시에 가깝고 그 시를 이어 붙여 아주 긴 산문시 같은 느낌도 있다. 그래서 영화도 야스나리의 시적 내레이션이 아주 많이 나온다.


[유리창이 거울이 되어 건너편의 여자를 비추고 있었다. 그녀 얼굴 가운데에 등불이 타올랐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목소리였다. 손가락으로 기억하는 여자와 눈에 등불이 켜진 여자. 믿기 어려울 만큼 깨끗한 인상이었다.]


시마무라는 고마코를 보며 이렇게 표현했다. 소설의 내용은 다 알겠지만 세 번 눈의 고장에 있는 여관을 찾아가는 내용으로 고마코와 그녀가 데리고 있는 요코와 시마무라 세 사람이 설국의 중심에 있는 이야기다. 소설은 머릿속으로 설국을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고 영화는 운통 눈으로 덮인 설국에서도 눈에 띄게 하얗고 맑은 고마코를 보는 재미가 있다.


고마코는 예전 흑백 영화의 고마코가 더 예쁘다. 야스나리는 자살했는데 아끼는 제자 미시마 유키오가 자살을 한 다음 해에 자살했다.


금각사로 유명한 미시마 유키오는 인간실격의 다자이 오사무를 찾아가서 막 욕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신의 소설은 죽음을 쓴 연약한 소설에 불가할 뿐이야! 라며 다자이 오사무를 폄훼했다.


그때 오사무는 어허 너도 나를 찾아온 걸 보니 나의 글이 좋아서 온 것이다,라며 응수했다.


야스나리는 34년 우리나라 무용가 최승희(당시는 북한의 무용가로 숙명여고를 나와 고전 무용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최초의 인물이었는데 57세에 숙청당했다)가 일본 데뷔를 하는데 그때 그녀의 무용을 본 야스나리는 일본 내에서도 신진 여류 무용가 중에서 제 일인자로 꼽았다. 소설 무희에서 최승희에 대해서 다루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김치를 갓 담그면 곡기가 당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