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수필

행복의 기한

by 교관

폭력적인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 땀을 잔뜩 흘리며 달리는 게 행복한데, 이런 행복은 길게 이어지지 않는다. 여름이 지나면 달려도 땀이 잔뜩 흐르지 않는다.


특히 겨울에는 땀이 나지만 금방 식어 버린다. 그래서 등이 축축한 채로 들어오는데 확실히 여름과 다르다. 10년 정도 조깅을 했는데, 여름은 일 년에 한두 달 정도니까 행복도 딱 그 정도다.


일상을 보내면서 문득 행복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면, 사람은 행복한 순간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어질까.


일탈이 행복이라 치면, 그 일탈이 일상이 되는 순간 행복에 둔감에 지는 거 같다. 가령 에르메스 가방이 목표라 열심히 돈을 벌어 마음에 드는 에르메스 가방을 손에 넣었다고 했을 때, 마찬가지로 좋은 차를 몰게 되었을 때, 그 행복은 이루 말로 할 수 없다.


그러나 에르메스가 일상이 되어 버리면 처음에 들었던 그 행복감은 점점 줄어든다. 일생에서 행복한 순간을 이어 붙이면 80년 중에 10년은 넘을까? 애인이 생겨 행복한 순간, 결혼을 해서 행복한 순간, 아이가 생겨 행복한 순간은 찰나로 지나가 버린다. 때로는 애인이, 결혼이, 아이가 나의 불행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지금 이 순간 행복하다면 꽤 괜찮은 시간을 보낸다는 생각이 든다.


은방울 https://youtu.be/YzJW3lJeZa0?si=8i4RQniuWNqQ1Ftr

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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