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wer
전설의 공연 기획자가 있었는데,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록 페스티벌이 전무했던 시절 인천의 야외 공간에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을 개최했었다. 한국에 록 페스티벌의 시발점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기에 전부터 기대가 남달랐다.
딥 퍼플,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드림 시어터 등 세계적인 밴드가 라인업이었다. 끌어 넘치는 마음의 화산을 터트려 버려 줄 신들이 한국에 몰려온다. 사람들은 록이라는 발화로 폭발시켜 주기를 바랐다.
무대감독이자 공연기획자였던 그는 7월 마지막 날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현재 펜타포트 락페의 전신이었다. 하지만 그날 비가 어마어마하게 퍼부었다. 운동장에는 물이 무릎까지 차올랐고 그 대비를 위해 무대감독이었던 그는 인근 학교를 미리 수배해 놓기도 했다.
하지만 락 정신도 무색하게 할 만큼 엄청난 천지대비가 내렸다. 결국 세계적인 밴드의 공연은 취소가 되었다. 한국의 락페가 시작도 못 해보고 끝장날 판이었다. 모두가 위험하기 때문에 공연은 할 수 없었다. 그때 그가 딥 퍼플의 부스로 들어갔다. 그리고 딥 퍼플에게 말했다.
[저기, 오직 당신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비를 맞으며 기다리고 한국 팬들을 생각해 주십시오. 그들에게는 어쩌면 평생에 한 번뿐인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만약, 정말 위험하다면 공연을 중단하겠습니다. 이 학교에서는 지금 공연을 할 수 있습니다. 제발 연주를 해 주십시오]
딥 퍼플은 그래, 한국팬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잖아. 라며 공연을 했다. 기획사 측의 손해에도 불구하고 공연은 이루어졌고 비를 엄청나게 맞으며 딥 퍼플을 비롯해서 한국의 팬들은 열광했다.
그것은 하나의 사건으로 한국락페의 역사가 되었고 이후 국내에 록 페스티벌의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때 공연을 한 전설의 딥 퍼플과 그 자리에서 미친 듯이 저항을 바라고 소리를 질렀던 한국 팬들이 지금의 이 락 정신을 이어받은 락페를 만들었다.
그리고 공연기획자이자 무대감독이었던 그, 그 사람이 있었기에 지금의 록 페스티벌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 그가 누구일까.
이번 인천, 부산에서 락페에 참여한 밴드 qwer이 처음에 나왔을 때, 엄청난 욕을 들었다. 아이돌이 무슨 락이야? 핸드싱크? 뭐야? 엄청난 저항에 부딪혔다.
하지만 올해 락페에서 qwer의 공연을 보면 그들은 지금 성장하고 있다. 뭔가 오지 같은 사막에 꿋꿋하게 솟아오르는 작은 선인장 같은 느낌이다.
그동안 악기마다 캠을 달아서 라이브를 인증했고, 현재 관객 동원력도 굉장하다. 락 정신이라는 건 부딪치고 깨지면서 열정을 가지고 기존의 틀에 도전을 하는 것이다.
qwer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아이돌에서 사람들의 굉장한 편견에 저항하면서 하고 싶은 락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들의 [눈물 참기]는 아주 좋다.
25년 펜타포트 락페에 낮 시간 세컨드에 공연한 qwer을 보기 위해 모인 관객들을 보라. 오래전 벅차오르던 그때의 기분도 든다. 락은 시끄러운 게 아니야. 소음이 시끄러운 거지.
소리에는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펜타포트에 울려퍼진 QWER 흰수염고래 https://youtu.be/8sMfk8Ytgfw?si=7s15a2eZNokuKDK7
https://youtu.be/mA3ZD5hKODw?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