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을 넣고 지글지글 볶았다

이름이 뭘까?

by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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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도 좋고 비계도 많아서 입 안에서 맛있게 녹아 없어진다.

이렇게 조리한 돼지고기를 뭐라고 하나?

양념불고기?

돼지고기양념볶음?

고추장돼지고기볶음?

뭐 어떤 이름으로도 저 비주얼이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음식점을 한다면 음식 이름 때문에 제대로 식당도 열지 못하고 열폭하고 말 것 같다.

이 정도로 고기를 볶아서 혼자 먹는 걸 좋아한다.

이렇게 비계가 많은 고기를 다른 사람은 싫어한다.

고추장이 들어갔지만 매운맛이 없어서 또 싫어한다.


그래서 나 혼자 먹는 게 좋다.

무엇보다 나는 천천히 먹어서 누구와 함께 먹으면 항상 왜 잘 안 먹냐?

팍팍 먹으라는 소리를 듣는다.

나는 잘 먹고 있는데 그런 말을 듣게 된다.

먹방 유튜버나 먹방 연예인처럼 입 안 가득 넣어서 게걸스럽게 먹어야 잘 먹는 줄 안다.

특히 국밥은 누구와 같이 먹으러 가지 않는다.

특히 남자들과는.

반 정도 먹었을 때 이미 상대는 한 그릇 다 비우기 때문이다.

국밥은 뜨거울 때 팍팍 떠먹어야 맛있는데 다 식어서 맛이 나겠냐 같은 소리를 듣는다.


그러고 보면 좀 특이한 면이 나에게 있는 것 같다.

여름에 마시는 물도 냉장고에 있는 시원한 물보다 상온에 있는 미지근한 물을 주로 마신다.

조깅을 매일 하는 나의 몸은 조깅 후 얼음이 들어간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것보다 미지근한 물을 조금씩 조금씩 많이 마시는 게 낫다고 느끼는 것 같다.

친구는 배부른 느낌이 좋다는데 나는 배부른 느낌이 너무 싫다.

빨리 먹고 배가 터질 것 같은 그 느낌이 나는 싫더라고.

야금야금 먹다가 배가 좀 찼다 싶으면 젓가락을 놓는 거지.


어떻든 이 정도의 돼지고기를 한 끼로 천천히 맛있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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