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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Jul 09. 2020

2002년 월드컵, 모레네 심판이라고 아실는지

일상 이야기



2002년 월드컵의 심판 모레네. 

반쯤 감긴 듯한 눈으로 무표정으로 꼿꼿하게 서서 노란 카드를 번쩍 지켜 들었던, 그 모레네 심판을 기억하고 있을 런지.


모레네는 이탈리아가 싫어하는 인물이다. 이탈리아는 1966년에 북한에 패배를 한 적이 있다. 이탈리아는 그리고 2002년에 한국에, 모레네 심판 때문에 패배했다고 여기고 있었다. 우리는 이탈리아를 한 번 이겼는데 그들은 한국에게 두 번이나 졌다고 여기고 있었다.


1966년,

이탈리아가 북한에 패배했을 때 난리가 났었다. 그 당시 축구선수단은 공항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새벽 3시에 다른 지역으로 이탈리아에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어떻게 알고 그 도시로 모여들어 선수단에게 토마토를 던지며 욕을 한 일이 있었다. 역시 이탈리아는 토마토의 나라. 그 나라의 토마토는 잘 자란 도련님 같은 한국의 토마토와는 달리 여자만 보면 앞섶에 힘이 들어가는 호르몬 분출하는 청소년 같은 분위기가 있다.


그때 선수 중 프란시스코 자누치라는 선수가 그 당시 던진 토마토가 신선하지 않았다는 발언을 했고 그 발언은 당시 이슈가 된 말이었다. 역시 토마토의 나라 이탈리아.


이 사건이 이탈리아 내에서는 잊히지 않는 기억이라고 한다. 그때가 1966년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역시 2002년에도 난리가 났었다.



시간이 지나 2014년 월드컵 대회에서 멕시코 주심에게 이탈리아 마르키시오 선수가 퇴장을 당하는 일이 일어났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은 이 멕시코 주심의 이름도 모레네였다. 정확한 이름은 마르코 안토니오 로드리게스 모레네.


모레네. 모레네.

마치 모레네의 저주에 걸린 것 같은 이탈리아.


이탈리아 신문의 첫 기사 타이틀은 '또 한 명의 모레네가 나타났다'였다. 이탈리아는 모레네의 저주를 기억하고 있었다. 2002년 모레네에게 또띠가 퇴장을 당하면서 당시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들로 이루어진 이탈리아가 한국에게 패배를 했다고 여기고 있었다.


모레네의 그 무표정이 기억이 나시는지.



2014년 월드컵을 하기 전에 이탈리아의 유명 축구 잡지에서 2002년 월드컵에서 모레네의 심판이 정당한 것인가라는 칼럼을 12년 만에 실었다. 당시 이탈리아가 모레네 심판의 두 가지를 걸고넘어졌는데 퇴장과 오프사이드였다. 당시 오프사이트 때문에 골이 아니라고 한 심판의 판결에 대해서 골이라고 주장을 하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유명 축구 전문 잡지는 이 기사를 통해 아주 긴 리뷰를 했고 결론을 내렸다. 일종의 자기 고백(이탈리아)이었다. 객관적으로 하나하나 다시 검토를 해봤다, 당시 모레네는 정당했는가.


이 칼럼의 결론은 모레네 심판의 비판 거리를 찾지 못했다고 이탈리아 유명 잡지에서 결론을 내린 것이다. 모레네 주심은 미드필드에서 그 이전에 있었던 이탈리아 선수들의 과격한 행동에 대해서 균형을 잡아야겠다고 생각을 한 것 같다고 칼럼은 말했다. 왜냐하면 또띠와 비에리가 퇴장 이전에 한국 선수들의 얼굴을 수차례 가격했고 그 장면은 사실상 그때 퇴장되었어도 할 말이 없다. 지속적으로 보면서 아마도 모레네는 균형을 잡아야겠다고 생각을 한 것 같다. 주심이 그 정도로 균형을 잡기 위해 심판을 보면서 퇴장을 한 것을 오심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라고 기사는 말했다.



모레네는 이후 이탈리아 국영방송국에서 초대를 받았다. 재미있는 것은 이탈리아로 모레네가 가게 된다. 돌 맞을 각오를 하고 모레네는 뚜벅뚜벅 간다. 모레네 옆에는 경찰들이 호위를 했고 모레네는 방송국으로 들어갔다. 모레네는 국영방송국의 쇼에 출연을 한다. 쇼의 마지막에는 물을 맞는 것인데 모레네는 그것을 다 알고 쇼에 출연을 했다.

 

왜?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으니까.


그랬던 모레네는 2010년에 국제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헤로인을 들고 미국의 JFK케네디 공항을 통과하려다 붙잡힌다. 헤로인 사건으로 이제 세계적으로 모레네의 사건은 일파만파 알려지게 된다. 급기야 피파로부터 국제적인 심판을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받는다.


모레네는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2002년부터 2010년 실형을 받기까지 모레네는 파란만장한 시간을 보낸다. 모레네는 월드컵이 끝나고 시의원에 출마를 한다. 출마를 하고 자신의 나라의 한 축구경기에서 인저리 타임을 13분을 줘버린다. 그래서 지고 있던 팀이 13분의 시간 동안에 역전골을 넣어서 이겨버리는 일이 발생한다.


모레네의 국적이 에콰도르인데 에콰도르에서 모레네에게, 자신이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자신이 시의원에 출마를 해서 자신이 신문에 나려고 이러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자신의 나라에서도 20경기 심판 출전 금지 징계를 받는다. 모레네는 여기에 불복하고 또 몰래 심판을 본다. 참 재미있는 사람, 당신의 이름은 모레네.


징계는 부당하다며 자신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며 지방으로 가서 심판을 계속 본다. 이런 좌충우돌을 겪다가 2010년에 마약밀수로 붙잡히게 되었다. 30개월의 실형을 받았다.


모레네가 형을 전부 살고 나서 모레네에 관한 이야기는 세상에서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에콰도르 신문에 모레네의 이야기가 대문짝만 하게 실리게 된다.


모레네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심장병이 걸려 그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사채를 끌여다 쓰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 아내가 임신을 한 것이다. 사채를 갚지 못하자 에콰도르 마피아가 죽을래? 마약 운반할래?라고 협박을 했다. 그래서 모레네는 할 수 없이 자기가 마약을 가지고 가게 된 사연이 소개가 되었다.


모레네,

한국인들에게 한때 친숙했던 모레네는 지금 잘 지내고 있을까.

무표정으로 꿋꿋하게 심판을 보던 모습의 모레네, 행복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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