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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Aug 16. 2020

변이 하는 세계와 이변의 사람들 184

8장 3일째

184.

 마동은 분홍 간호사를 쳐다보았다. 마동 위에 올라탄 분홍 간호사는 보이지 않았다. 분홍 간호사는 없어지고 사라 발렌샤 얀시엔이 마동의 페니스를 손으로 만지고 있었다. 마동의 동공은 좀 더 커지고 그녀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나오지 않았다. 가뭄 속에서 아무리 세게 틀어도 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수도꼭지 같아서 마동은 울고 싶었다.


 사라 발렌샤 얀시엔은 검은색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그 사이의 가슴골이 마동의 눈에 또렷하게 들어왔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사라 발렌샤 얀시엔의 가슴이 아래에서 위로 움직였다. 마동은 손을 뻗어서 사라 발렌샤 얀시엔의 가슴을 움켜쥐려 했지만 그마저 힘들었다. 마동은 불운한 변기 속의 사라 발렌샤 얀시엔의 가슴을 보았었다. 자신이 그 가슴을 만져주면 아름답고 탐스러운 본래의 가슴으로 되돌아올 것만 같았다. 사라 발렌샤 얀시엔은 그때나 지금이나 아무런 표정이 없다. 무표정을 한 채 사라 발렌샤 얀시엔은 마동의 페니스를 잡고 자신의 축축하고 깊은 곳이 넣었다. 그 순간 사라 발렌샤 얀시엔은 더욱 미스터리한 눈동자의 색으로 바뀌어 마동의 얼굴 가까이 왔다.


 사라, 그동안 어디 있었죠? 당신을 앞으론 못 보는 줄 알았어요.


 마동은 들리지도 않았지만 그렇게 사라 발렌샤 얀시엔에게 말을 했다. 사라 발렌샤 얀시엔의 눈은 그때보다 더 신비로웠다. 전혀 볼 수 없는 먼 세계의 별처럼 처음 보는 색을 지니고 있었다. 사라 발렌샤 얀시엔은 마동의 입술을 빨았다. 사라 발렌샤 얀시엔이 마동의 입술을 핥으니 공원에서 벌레에게 물린 목덜미가 다시 따가웠다. 그때의 일이 떠올랐다. 사라 발렌샤 얀시엔의 입술에서 분홍 간호사의 향이 나더니 사라 발렌샤 얀시엔은 소피의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동양의 멋진 친구, 오늘은 내가 상대해주지, 아주 멋진 곳으로 데리고 가지’ 소피는 마동의 몸 위에서 알몸이 된 채로 엉덩이를 움직였다. 소피의 가슴은 이미 수술을 했는지 육중했고 가슴의 움직임이 없었다.


 아니야, 이건 아니라구.


 마동은 소피를 자신에게서 떼어내려고 팔을 들어보지만 팔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동양의 멋진 친구, 당신이 원하는 게 이런 거 아니야? 사실 나도 당신을 원했어, 거부하지 말아 줘’


 하악, 오로지 살아있는 감각은 페니스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그곳으로만 살아있는 모든 감각이 집약되고 응축되어서 마동의 몸 위에 있는 소피의 몸짓을 받아주고 있었다.


 ‘동양의 멋진 친구, 당신의 그것은 아주 귀엽고 아름다운 거 같아. 주머니 속에 넣어 다니고 싶어’ 소피는 마동의 몸 위에서 감각이 없는 듯 마동을 보고 웃음을 날리며 기계적으로 엉덩이를 움직였다. 소피가 엉덩이를 흔들고 몸을 움직여도 소피의 금발 머리는 미동이 없었다. 마동은 무슨 말이라고 해야 했지만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소피는 때 아닌 겨울에 계절을 잘못 알고 세상에 나온 나비처럼 격렬하게 몸을 움직이더니 이내 몸에서 자주색의 연기를 피어 올렸다. 연기는 인도의 피리 부는 사나이에 맞춰 올라가는 코브라의 머리처럼 흔들리며 천장으로 올라갔다. 자주색의 연기는 방안을 가득 메우더니 이내 소피의 몸은 털로 뒤덮인 너구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마동은 그제야 양팔을 움직여 너구리를 밀치며 큰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마동은 침대 밑으로 굴러 떨어졌다.


 “저리 가 버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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