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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김진명의 고구려 6

소수림왕 구부의 꿈

책 제목 : 고구려 6, 구부의 꿈(소수림왕)

작 가 : 김진명


『고구려』 6권의 중심인물은 소수림왕 구부다. 김진명은 1~3권 ‘미천왕편’을 통해 400년 만에 낙랑을 되찾으며 제국 고구려의 초석을 닦아나가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4~5권 ‘고국원왕편’을 통해서는 전쟁의 나라 고구려에서 ‘전쟁 없는 고구려’를 실현했던 태왕 사유의 삶을 다루었다. 그만큼 감동적이었던 고국원왕편은 역사소설의 한 경지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6권 소수림왕편. 구부는 다시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다. 구부는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법전을 창제하고 불교를 받아들였다. 유교를 수용했지만, 공자와 그의 추종자들이 만들어낸 역사와 문명 자체에 대해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 구부의 포부는 그러나 동아시아의 전쟁과 정치의 판도를 한달음에 넘어선다. 한족이 꿈꾸는 ‘한(漢)의 바다’를 봉쇄하고, 고구려 중심의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내길 원한다. 도도한 황하의 거침없는 흐름도, 구부라는 인물 앞에서는 보잘것없는 흙탕물이 되고 만다. 그는 유학을 없애고, 공자와 그의 추종자들이 만들어낸 역사와 문명 자체를 접고자 한다. (출판사 책 소개 중에서)


김진명의 소설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부터 빠짐없이 읽고 있다. 그의 소설은 재미와 배움이 있다. 고구려는 재미, 배움 그리고 역사에 대한 깊은 울림이 있다. 덕분에 고구려에 대한 관심을 다시 갖게 되었다. 


“공자의 유학이 바로 그 것이지. 예법이란 무엇이더냐. 남을 섬겨라, 남에게 조아려라, 남의 눈치를 살펴라, 남, 남, 남, 제 스스로 생각하기란 걸 하기 하는 할까. 벗에게 묻고, 스승에게 묻고, 옛 책에 묻고, 무리를 짓고, 무리에 기대고. (......) 사실 유학이란 학문하는 자들이 학문하지 않는 자들을 속이기 위해 만들어진 웃기는 함정같은 것이다. 언제부턴가 학문하는 자들 스스로 속아버렸지만.” 이 문장을 읽으면서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이 생각난다. 


“남쪽의 국경을 허물고 두 나라의 모든 군사를 요하로 돌려 그 땅에 새 경계를 만드는 것이오. 요하에 닿으면 저들과 천하의 중심을 두고 다툴 수 있소. 장차 그 대의 후예는 두 나라를 넘어선 천하의 제왕이 될 것이고 나는 새로운 공자가 될 것이오. 어떻소? 나는 자신이 있소. 두 나라의 백성 모두가, 종내는 천하 만민이 사랑하고 따르는 새로운 법제를, 학문을, 사상을 만들어낼 자신이.” 고구려 소수림왕이 백제의 근초고왕과 협상을 하는 장면이다. 소수림왕은 고구려의 왕위를 백제에게 양보하고, 자신은 공자를 뛰어넘는 명분과 실리를 갖춘 학문을 세우는 학자가 되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중원을 같이 되찾자고 한다. 백제의 근초고왕은 이를 받아들여 같이 힘을 합하여 요동으로 나가기로 한다. 그래서 이 책의 날개에 적혀 있는 ‘공자를 폐하고 한(漢)의 바다를 멸하리라’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 소설에는 유학, 특히 공자에 대한 공격을 여러 번 한다. 만일 소수림왕의 꿈이 이루어졌다면 진즉에 한반도 통일이 이루어지고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싸움은 종지부를 찍었을 것이다. 그리고 한반도와 만주를 아우르는 새로운 문화가 생겼을 것이다. 


김진명의 소설은 늘 우리 민족에게,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게 하고, 자부심을 갖게 한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 풀어가면서 ‘아, 작가란 이런 사람들이구나~’하는 감탄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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