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이어 두 번째로 소사원길을 이어갑니다.
삼남로를 안내하는 지도나 브로슈어에는 이 곳 역사유적공원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꼭 올라가보시기를 권합니다.
성환, 평택 지역이 워낙 평야이다보니 낮으막한 구릉지에 있는 공원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경관이 널찍하게 보입니다.
우리는 지도만 보고 대동법시행비를 보고 다시 역사유적공원을 보려고 하다가 많이 돌았습니다.
위의 지도에서 보면 저희처럼 평택에서 오다보면 역사유적공원이 있는데,
우리는 대동법시행비부터 보았다가 역사유적공원으로 가려고 했지요.
그런데 오던 길을 다시 돌아갔으면 편했을 텐데 소사2동 마을 쪽으로 들어가서 동네 한 바퀴를 빙 돌았습니다.
그 거리도 꽤 되지요~
암튼 역사유적공원에 가보면 유적은 인상적이지 않지만, 소사벌을 보며 눈을 씻는다고 생각하며 들러보기 바랍니다.
아, 소사원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었네요.
저렇게 평화롭게 한가로운 동네에서 그 옛날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소사벌에 당도하면서부터는 김민주회장님의 정유재란이야기가 끊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소사벌에 있었던 전투의 흔적을 찾으려고 눈을 크게 뜨고 걸었습니다.
아, 드디어 찾았습니다.
아쉽게 옛날의 비석이나 전설이 아니라 최근에 만들어 놓은 표말이군요.
우리나라에서는 이 소사벌 싸움이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중국에서는 임진왜란의 3대 싸움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임진왜란 3대첩하면 한산도대첩, 행주대첩 그리고 진주대첩을 꼽습니다.
(회장님, 일본이 꼽는, 중국이 꼽는 3대첩이 뭐였죠?)
이 번 걷는 길도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늘 길을 걷다보면 누군가를 만납니다.
오늘도 그 누군가를 만났습니다.
이종훈할아버지와 할머니입니다.
할아버지의 등산이야기는 놀랍네요.
무려 국내산 4000개를 등정하셨다고 합니다.
할아버지 카페에 가보니 그야말로 국내 산의 사진이 모두 있습니다.
할머니도 만만치 않습니다.
워킹모델도 하시고, 노래도 하시고 다방면에 다재다능하십니다.
그리고 더 좋은 것은 이렇게 두 분이 같은 취미를 즐기며 사신다는 거죠.
인생 별 거 없습니다.
이 두분처럼 사는게 행복이지요.
두 분 카페에 가보니 저희 사진도 올려놓으셨네요.
http://cafe.daum.net/ljh3217/8UPH/1129
기념으로 두 분과 찍은 사진 중에서 할아버지 카페에 올려져 있는 사진을 여기에도 올립니다.
이로서 우리가 같은 길을 걸으며 만났고, 그 인연을 소중히 한다는 것을 사진으로 인증합니다.
걸으면서 평택은 웬지 황량하다는 느낌입니다.
온통 새로 짓는 아파트만 보입니다.
걸으면서 별로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멀찌감치 두 분이 오십니다.
우리는 더 많이 걸어야 하기에 먼저 발걸음을 서둘렀습니다.
이종훈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만수무강을 빌면서,
할아버지의 카페에 오래도록 새 글이 올라오기를 기원합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건강하시고 두 분이 즐겁게 사세요~
다녀와서 두 분에게 기념으로 김회장님의 최근 책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를 보내드렸습니다.
가다보니 이정표가 쓰러져 있습니다.
그래서 똑바로 세워놓았습니다.
아~ 난 너무 착해~
안성천입니다.
안성천교 한 가운데서 찍었습니다.
겨울이라서 그런지 물보다는 주변의 늪지가 더 넓네요.
안성천 다리를 지나니 횃불처녀 상이 보입니다.
누구를 상징하는 걸까요?
맞습니다.
유관순누나~
요즘은 유관순열사라고 부르기는 하는 모양입니다만, 저에게는 누나라는 호칭이 더 친근하네요.
저 모습도 열사보다는 누나처럼 생기지 않았나요?
누나가 계시던 아우내장터가 천안에 있으니 천안들어오는 입구에 저 횃불처녀 상을 세운거네요.
안성천을 조금 지나니 문화촌 마을 표지석이 있습니다.
대현형님은 저녁에 뭔 행사가 있다고 해서 서둘러 서울로 가야한다고 합니다.
암튼 무지바쁩니다.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말이 바로 이 분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열려있는 카톡방만해도 수백개랍니다.
그리고 우리는 계속 걷습니다.
벌써 1번 국도가 어둑해집니다.
어렸을 때 버스타고 예산에서 서울까지 방학때마다 다녔던 길입니다.
대현형님이 버스를 타고 가다가 우리가 보여서 얼른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아무리 버스가 달려도 우리 모습을 알아보았습니다.
잘 아니까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연인가요? 이심전심일까요?
뒤에 있는 제 모습이 앞을 걷는 회장님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두 사람은 떨어져 있었지만,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지요.
텔레파시였나요?
이제 1번 국도가 어두어졌습니다.
길은 어둡고, 배는 고프고, 똥은 마려운데 바람이 차더니 비까지 쏟아진다~
난감할 때 하는 표현입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어둡고 바람부는데 맞은 편에서 차까지 쌩하고 달리니 겁이 납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도 성환까지 버스타고 가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버스 정거장에서 배차 시간을 보니 한시간마다입니다.
놀랐습니다.
이렇게 차가 많이 다니고, 사람도 길가에서 많이 사는데 버스 배차시간이 1시간이라면 거의 오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안 되겠다 싶어서 일단 요기하러 들어갔습니다.
식사도 하고 목도 축이면서 주인장에게 길을 물어볼 겸해서 .......
맛있습니다.
시장이 반찬이었나요?
바지락도 많이 넣어주고, 양도 많았고, 소주가 달았습니다.
먹으면서 지도를 보니 멀지 않아 보입니다.
차도 오지 않는데 조금 더 걷고, 대현형님을 약올리까?
그러기로 했습니다.
우리들의 무용담으로 다음 우리 만남을 채우기로 했습니다.
칼국수 집을 나오니 바로 옆에 호두과자 집이 있습니다.
천안명물 호두과자~
들어가서 호두과자 작은 한 상자를 샀습니다. 10개정도 들어있는 듯합니다.
둘이서 내내 걸으며 심심할 때마다 하나씩 입에 던져 넣었습니다.
달착지근해서 힘도 나고 먹으며 걷는 재미도 있습니다.
1번국도를 조금 더 걷다가 옆의 사잇길로 들어섰습니다.
국도를 죽 따라 걷는 것은 재미도 없거니와 차 바람이 얼굴을 시리게 합니다.
칼국수 집을 나와 호두과자사고 또 한시간 정도는 걸은 듯합니다.
드디어 성환역에 도착했습니다.
반갑네요.
아, 오면서 고가 기찻길을 보고 저는 저게 장항선이다, 회장님은 아니다 라고 의견이 달랐던 적이 있습니다.
집에와서 검색해보니 무슨 탄약창으로 들어가는 군용 기찻길이더군요.
혹시 이 글을 보고 같은 길을 걷는다면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조급해하지도 않았습니다.
길을 잃을 거라는 두려움도 없었습니다.
그저 가다보면 우리가 어딘가 도착하리라는 것은 알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거기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여기서부터 또 새로 시작합니다.
(같이 걸은 사람 : 김민주, 김대현, 홍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