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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길 성환역-온조왕사-직산현 관아-직산역(2-1)

비도 오고 다리도 아프지만 구경 한 번 잘 했네

때는 바야흐로 겨울의 느낌을 팍팍 주는 2018년하고도 12월 3일 아침입니다.

우리는 또 걷기 위하여 용산역에서 아침 8시 48분발 급행전철을 타고 성환역으로 향했습니다.


옆 철길에는 용산에서 순천으로 가는 무궁화열차가 지나갑니다.

나는 저들을 쳐다봅니다. 그들은 내가 옆을 지나가는 지도 모릅니다.

나는 저들을 보며  어디로 무엇하러 가는 누구들일까 궁금해합니다.

나에게는 찰나지만 인연이라 하겠지만, 저들에게 저는 아무 존재도 아니겠지요.

같이 달리는 저 열차 속의 수백명과의 인연이 찰나 속에서 맺어졌다, 풀어집니다.

아쉬워해야할까요, 말까요?




자 성환역에 도착했습니다.

슬슬 걸어볼까요~

아, 사진을 찍어야지요. 오늘도 우리는 셋이서 걷습니다.

그런데 왜 맨날 같은 사진을 찍냐고요?

장소가 다르지요~

남는 건 사진뿐이라잖아요~

이렇게 찍으면서 오늘도 같이 고생할 마음다짐도 하는 것이고요.


성환 이화시장입니다.

성환배가 유명하다고 하더니 배꽃시장도 있군요.

아~ 저 연애할 때 배꽃과수원에서 있었던 바보같은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런데 성환이라는 동네가 웬지 정감이 들어요.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도회지같은 느낌을 줍니다.

아주 적당한 크기의 도시랄까요?

옆 동네 평택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여기는 성환초등학교 정문입니다.

그런데 정문 옆에 붙어있는 경고문들이 겁나게 합니다.

들어오지 말라는 이야기들이지요.

참 언제부터 초등학교가 어른금지구역이 되었는지 모르겠고, 저 경고판이 붙은 사연도 이해는 가지만, 씁쓸합니다.

아이들의 해맑은 노는 소리가 사라지는 이 시대에 살고있는 우리는 정말 행복한 건가요?

6.25, 식민지시대, 임진왜란때보다는 행복하기는 한거죠?


버스터미널이 있으면 성환읍의 한 복판이겠지요.

한가합니다.

그래도 쓸쓸하게 보이지는 않아요.



천안성환도서관.

직업적 궁금증에 들러보았습니다. 

깨끗합니다. 1층만 구경했는데 여러 분이 모여서 무슨 교실인가를 하는 것같습니다.

같이 뭔가를 배우는 거겠지요.

제가 말입니다. 좀 일찍 철들어서 배우고 읽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 건줄 고등학교때만 알았어도, 서울대가고, 교수하거나 도서관직원하며 살았을 텐데, 너무 늦게 철이 들었어요.

그래도 다행입니다. 이제라도 그 재미를 알았으니까요.

그런데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일을 못해서 아쉽기는 합니다.

뭐냐고요? 내가 좋은 일을 직원들과 하면서 내 브랜드가 있어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다른 나라의 친구 바이어들과 즐기면서 돈을 버는거죠. 그렇게 살 줄 알 뻔했습니다.

대신에 이렇게 걷고  읽고 쓰는 일을 하니 또 다른 즐거움이지요.



잠시 도서관 정자에서 커피브레이크~

대현형님 가져오신 빵이 맛있습니다. 좀 많이 가져오시지~


도서관을 나와서 남서울대학교로 향합니다.

시간을 11시반쯤 되었는데 벌써 배가 고프신 모양입니다. 

근처 식당에 들어가 묵은지로 이른 점심을 요기합니다.

돼지고기가 넉넉하게 들어갔습니다. 우리가 너무 일찍 들어가서 식당이 준비가 덜 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인장, 다음부터는 시간맞추어 들어가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깔끔하고 규모있는 남서울대학교 전경입니다.


남서울대 학생들이 수출 상담서 계약까지 척척했다고 합니다.

저도 무역을 전공하고 무역으로 먹고 살고 있습니다.

때로는 이처럼 무역하는 학생들을 위한 강의도 하지요.

그러면서 느끼는 것은 제가 학교다닐 때보다 대학 강의가 내실이 깊어졌다는 걸 느낍니다.

졸업하기 전에 저렇게 배운 것을 실제로 상해전시장에서 해본다는 것은 커다란 경험이겠지요.

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저 G-tep과정을 들어 국제무역에 관한 관심을 갖고 즐겼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남서울대학생들과 그 교수님께 축하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서울대학생 못지 않은 남서울대학생이 되기 바랍니다.


남서울대를 빠져나와 고갯길을 올라갑니다.

구불구불~ 직산읍으로 향하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고개넘어 내려오니 직산초등학교입니다.

1897년에 세워진 학교니 무려 121년이나 된 학교네요.

그러고 보니 역사에 남을 만큼 일찍 세워진 학교입니다. 

대단합니다.


그 긴 역사성에 놀라며 안으로 들어서니 나이가 꽤 드신 할머니께서 물건을 옮기면서 우리에게 학교를 소개합니다.

본인도 이 학교를 졸업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학교 직원으로서 일을 하고 계시는 모양입니다.

타지인들에게 본인이 졸업하고 여전히 그 안에서 일을 하며 이 학교에 애착을 갖고 있는 마음이 느껴지는 말투였습니다.

뒤 건물 2층으로 올라가니 역사전시실이 있습니다. 

과거 학교의 모습과 여러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운동장 건너 편에서 본 학교 전경입니다.

전형적인 학교의 모습입니다. 

학교 바로 옆에는 직산현 관아가 있습니다.

지금은 기차역때문에 직산의 중심지가 신시가로 옮겨졌지만, 과거에는 이 동네가 직산의 중심지였습니다.


관아의 정문 중앙에는 호서계수아문(湖西界首衙門)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데, 이는 직산현이 경기도와 호서의 경계가 되는 관청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호서지방은 충청남도 지역을 말합니다. 호수의 서쪽이라는 뜻이고, 호남은 호수의 남쪽이라는 뜻이지요. 

그럼 그 호수는 어디일까요?

제천 의림지입니다. 


관아 옆에 탁조제조장이 있네요.

어쩐지 냄새가 다르더라~

냄새를 쫒아 돌아봐도 열려있는 입구가 없습니다.

사람의 기척이 있는 것으로 보아 막걸리를 생산하기는 하나봅니다. 

검색해보니 아 양조장에 관해서 다음과 같은 오래된  문구가 나오네요.

"<덕산막걸리>벚꽃 만개한 날 봄날처럼 은근한 맛"

다음에 언제 다시 오면 맛볼 날이 있을라나~


양조장을 나오니 밭 건너편에 뭔가 있을 듯한 기운이 풍기는 한옥들이 보입니다.

슬슬 가볼까요?


온조왕 사당이라고 합니다. 

김회장님의 설명에 의하면 백제의 시작이 위례성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 곳 직산이라는 설도 있다고 합니다.



직산향교입니다.

여기에도 명륜당이 있네요. 서울 혜화동 성균관대학 안에만 명륜당이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향교에는 명륜당이 있는 곳이 여럿 있다네요.


명륜당 : 

 서울의 성균관뿐만 아니라 지방의 향교에도 있다. ‘명륜(明倫)’이란 인륜을 밝힌다는 뜻으로, 『맹자』「등문공편(滕文公篇)」에 “학교를 세워 교육을 행함은 모두 인륜을 밝히는 것이다” 한 데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 성균관의 유생은 명륜당에서 글을 배우고 익혔으며, 유생의 자치회인 재회(齋會)라든가 대사성의 취임식 등 여러 행사도 이곳에서 거행되었다.


직산향교 :

1588년(선조 21)에 현유(賢儒)의 위패를 봉안, 배향하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하여 창건되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그 뒤 재건하여 1841년(헌종 7)에 중수하였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성전·명륜당·동재(東齋)·서재(西齋)·신문(神門)이 있으며, 대성전에는 5성(五聖), 송조2현(宋朝二賢), 우리나라 18현(十八賢)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국가로부터 토지와 전적·노비 등을 지급받아 교관 1명이 정원 50명의 교생을 가르쳤으나, 갑오개혁 이후 신학제 실시에 따라 교육적 기능은 없어지고 봄·가을에 석전(釋奠)을 봉행(奉行)하며 초하루·보름에 분향을 하고 있다. 대성전은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24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소장 전적은 판본 6종 13책, 사본 11종 11책 등 총 17종 24책이 있다. 이 중 『청금록(靑衿錄)』·『선안(仙案)』·『교헌절목(校憲節目)』·『향안(鄕案)』·『교궁도조기(校宮賭租記)』·『교궁전답도조기(校宮田畓賭租記)』 등은 조선 후기 향교연구와 이 지방 향토사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 향교의 운영은 전교(典校) 1명과 장의(掌議) 수명이 맡고 있다.


향교를 나오니 소방대원들이 와있습니다.

넉살좋은 대현형님이 또 말을 붙이십니다.

사진찍어달라부터 시작해서, 지금 무엇을 하시냐? 까지.

직산향교에 대한 소방훈련을 하는 거랍니다.

불났을 때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를 미리 구상해보는 중이라고 합니다.

훈훈한 인상의 사람기분 좋게 하는 구수한 말투를 쓰시는 직산소방서 소방관이십니다.

그 분들이 있어 우리가 비상시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있지요.

감사합니다~


고양이가 우리를 쳐다봅니다.

마침 그림같이 움직임도 없습니다.

우리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하도 움직임이 없어 찍어 보았습니다. 

동물인데 정물화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동네 끝 자락에 민익현 가옥이 있습니다.

좀 오래된 한옥입니다. 얼마전까지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이 곳에는 직산향교, 직산초등학교, 직산현관아, 사산성이 있습니다.

사산성은 동네 뒤 쪽에 있는 낮은 산성입니다. 오늘 우리가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과거 직산현의 중심지이고, 백제의 역사가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도의시범 마을'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굳이 검색하지 않아도  ' 이 곳은 좋은 마을'이라는 뜻이겠지요.


                      (이후부터 직산까지는 다음 번에)

                      (같이 걸은 사람 : 김민주, 김대현, 홍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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