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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길] 성환역 - 직산읍 - 직산역(2-2)

살다보면  비오는 날 길을 걸을 날도 있죠

지난 번에 이어서 계속 우리는 걸었습니다.

https://brunch.co.kr/@drimtru/177

비가 옵니다.

이제는 그냥 걸을 정도가 아닙니다.

온 몸으로 비가 오고 있음을 느깰 수 있습니다.



군서리를 한참을 걸으니 큰 길이 나옵니다. 

마침 커피도 고프고 해서 적당한 카페가 나오면 다리도 쉴겸 찾았는데 없네요.

우리가 찾았던 지도에 의하면 이쯤해서 주막이 나와야 하는데, 주막은 커녕 마땅히 앉아 구경할 곳도 없네요.

그래서 고개를 돌려보니 저쯤에서 아파트가 보입니다. 

거기로 가서 한 잔하자, 커피 한 잔하자고 계속 걷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 동네 버스정거장에 시름세라는 간판이 보입니다.

그리고 이전에는 이 곳 이름이 거리막이라고 불렀나봅니다.

아, 잠시만요.

시름세가 아니라 '시름새'입니다. 

네이버의 '향토문화전자대전'에 의하면 시름새인데, 

'시름새'는 근심과 수심을 풀어내고 편히 쉰다는 뜻이고, 발음에 따라 '스름세'라고도 한답니다.

시름새를 한자로 바꿔 수헐(愁歇)이라고 불렸고, 태조 왕건이  이 곳에 있던수헐원(愁歇院)에서 잠시 쉬며, 성거산(聖居山)[579m]의 이름을 지었다 는 전설도 있습니다.                          


수혈리 :

수헐리                              

조선 시대 직산현 서변면 수헐리 지역으로, 1914년 3월 1일 행정 구역 통폐합 때 충청남도 천안군 성산면 수헐리가 되었다. 1917년 10월 1일 성산면이 직산면으로 이름을 바꿈에 따라 천안군 직산면 수헐리가 되었고, 1963년 1월 1일 천안읍과 환성면이 통합하여 천안시로 승격되면서 천원군 직산면 수헐리가 되었다. 1991년 1월 1일 천원군이 천안군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천안군 직산면 수헐리가 되었고, 1995년 5월 10일 천안시와 천안군의 통합에 의해 천안시 직산면 수헐리가 되었다. 2002년 1월 1일 직산면이 직산읍으로 승격하면서 천안시 직산읍 수헐리가 되었으며, 2008년 6월 23일 행정구가 설치되면서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수헐리가 되었다.            


걸을 때마다 안타까운 점은 길거리에 쓰레기가 참 많이 버려져있다는 점입니다.

멀리서 보면 보이지 않는데, 가까이서 보면 플라스틱 봉지, 병, 커피 컵 등이 널려져있습니다.

요즘 플라스틱쓰지 않기 위한 노력을 더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도 가급적이면 보온병이나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걸으면 길거리에 뭔가를 흘려본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는 그냥  걷는데 만족하지 않고 뭔가를 하며 걸어야 겠다는 생각이 퍼뜩 듭니다.  


큰 길로 걷자니 비는 와서 우산을 썼는데 차들은 쌩쌩 달리니 불편합니다.

그래서 좀 쉽게 가서 빨리 커피 마셔볼 요량으로 아파트 쪽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지도에도 이 쪽으로 가라고 표시되어 있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갔건만 쉴 곳은 커녕 아파트 공사하는 분들이 먼 길로 돌아가라고 합니다.

아파트 단지는 공사중이라 외부인이 들어갈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큰 길로 나와 걸었습니다.


직산읍 중심으로 가는 길에 본 빈 집입니다.

흉가가 되었습니다. 곧 새로운 건물이 들어겠지요.

쓰레기와 더불어 공포영화에서 본 듯한 모습을 하고 있네요.

밤에 지나려면 좀 섬뜻하겠어요.



에고~ 귀여워라~

두 사람이 서로를 쳐다보는 눈 빛이 사랑스러워 카메라를 밑으로 내린 채 얼핏 찍었습니다.

얼굴은 가렸지만, 눈은 차마 못 가리겠습니다.

저런 눈 빛을 가질 때가 좋을 때이지요.

잠시 옛날 생각했습니다.

지금 제가 저런 눈빛을 가진다면 아마 바람피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바위처럼 굳건해서 바람이 저를 흔들지는 못할 겁니다.

좋을 때다~   짜식들아~


직산읍 사무소에 들렀습니다.

대현형님의 넉살에 달달한 봉다리커피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마침 부읍장님 자리가 옆에 있어서 같이 앉아 직산읍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회장님의 임진왜란의 명군와 왜군사이에 벌어졌던 직산전투에 대한 유적지가 있는 지에 대한 물음도 있었지만 역시 흔적이 남아있지는 않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라고 모두 읍사무소에 들러 동네이야기를 듣지는 않겠지요.

그래도 갑자기 들어와 커피마시는데다 이것저것 물어보는 불청객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신 부읍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번에 출간된 '김민주의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를 보내드렸습니다.


원래 우리의 모토는 배고플때 밥먹고, 목마르면 커피 마시고, 해지면 주막에 들린다 이지만, 오늘은 비가 제법오니 어두운 걸로 하고 그만 가기로 했습니다. 

비가 오니 날도 살짝 어둑하니 아주 일찍은 아닙니다.

여기서 대현형님은 어느 기관에서 모범 통장으로 상을 받기로 되었으니 먼저 간다고 해서 보내드렸습니다.

그리고 뒤에 보이는 조선곰탕 집에서 곰탕에 소주 한 잔하고 우리도 올라왔습니다.

곰탕집 맛은 어떠냐고요?

저야 막입이니 맛을 세심하게까지야 평가못하지만, 꽤 맛있었습니다.


대략 14.5킬로 걸은 셈입니다.


나나, 세월이나~


어허~ 홍가야~ 오늘도 잘 지냈느냐?

나야 이런들 저런들하며 잘지내오만, 댁은 어떠슈~? 

나 세월도 흐느적 휘리릭~  잘 지내요, 내 걱정일랑 붙들어 매슈~


                                    (김민주, 김대현, 홍재화 길거리에서 세월보내다, 2018.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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