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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중국의 14억명은 규모의 경제?

규모의 경제와 비경제의 사이에서

중국규모의 경제과 규모의 비경제 사이에서





미래사회학을 연구하는 홍성국은 그의 저서 ‘수축사회’에 중국은 너무 커서 사회 유지비용이 과다하다고 한다. 중국의 인구는 14억명이 넘는다. 이런 거대한 국가가 일렬대오를 갖춰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까? 통상 ‘규모의 경제’란 효율성이 중요한 제조업에서 통용되는 개념이다. 따라서 규모의 경제는 자신의 이해만 추구하는 사회생활에서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다. 오히려 인구가 과다하거나 국토가 지나치게 넓으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또한 4차산업 혁명시대에는 규모의 경제가 의미없어진다. 어차피 수요는 늘지 않고 생산력은 기계로 대체되기 때문에 인구가 많은 국가는 오히려 비효율적이다. 생산을 기계가 대체할 때 인구가 많으면 오히려 부양비용만 더 들어간다. 전쟁이 벌어지더라도 첨단무기의 사용 비중이 높아지면 군인의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중국은 너무 커서 9천만명의 공산당원이 감시해도 통제가 잘 안된다. 지방 정부에 대한 중앙 정부의 지시도 잘 먹히지 않는다. 홍성국은 향후 경제의 규모와 인구가 줄어드는 ‘수축사회’가 깊어질수록 중국의 ‘규모의 비경제’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중국이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는 분야는 찾아보았다. 이제까지 중국 성장의 발판이라고 보았던 14억의 인구와 그 14억명이 서로 공동 사회를 유지하는 비용의 감소 혜택을 볼 수 있는 분야를 찾기란 쉽지 않다. 우선 중국이 투자할수록 상황이 나빠지는 분야는 아이러니하게도 생산과 투자분야이다. 중국의 과잉생산과 투자는 이미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 자체내에서도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한겨례신문의 2018년 9월 보도에 의하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2018년 1∼8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5.3%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1~7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5.5%로 1990년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6% 아래로 떨어졌는데, 8월에 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금융센터는 지난달 “무분별한 인프라투자를 억제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심사를 강화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놨다. 실제 1~8월 전체 투자의 60%가량을 차지하는 민간부문 고정자산투자는 8.7% 늘었지만, 정부의 인프라투자 증가율은 철도(-10.6%) 등 투자가 줄면서 4.2%에 그쳤다. 중국 정부의 심사 강화는 과잉투자(설비) 조정이 그만큼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투자·수출 주도 경제성장 노선을 추구하면서 철강·석탄 등 생산능력이 생산량을 크게 상회하고, 국유기업들의 방만한 경영도 문제다. 또 고층아파트만 덩그러니 지어진 채 입주민은 없는 유령도시들이 수십곳에 이를 정도로 부동산 쪽 과잉투자도 심각한 상황이다. 과잉투자는 과도한 부채로 이어졌다. 국제결제은행(BIS) 자료를 보면, 중국 기업부채는 글로벌금융위기 전인 2007년 말 3조6천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20조3천억달러로 10년새 여섯배가량 늘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도 96.8%에서 160% 수준으로 급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4조위안(약 650조원)을 시중에 풀어 별다른 위기 없이 성장세를 이어간 대가다. 그러면서 이 보도 기사는 “중국의 기적적인 성장기는 끝났고, 이제 중국은 부채의 저주에 직면해 있다”고 끝마침을 한다. 이외에도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복지비용의 증가, 빈부격차에 의한 사회적 자본 소요 증가, 난개발로 인한 과잉 도시개발, 주변 국경을 맞댄 17개국과의 갈등 증가에 따른 안보비용 증가 등등 중국이 규모의 비경제를 겪는 요소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중국은 지금 엄청난 해외 자금을 가지고 있다. KIEP의 쉬치위엔 연구원의 2017년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 정부의 외화 보유액은 한때 급격히 증가해 4조 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비록 지금은 3조 달러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 세계 1위 외화보유국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 다음으로 많은 국가는 일본이지만 이는 중국 자본규모의 반(半)도 못 미친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외화보유액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한 국가가 돈이 있는지 없는지, 얼마나 많은 해외자본을 가져다 쓸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선 해당 국가의 해외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더 정확하게 평가 할 수 있다. 외화보유액은 국가의 해외자산 중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일부일 뿐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해외자산 규모는 총 얼마일까? 대략 6조 달러이다. 그렇다면 해외자본까지 탁탁 털어서 보면 6조달러를 14억명이 가지고 있는 셈이다. 1인당 약 4286달러를 가지고 있다. 한국은 4000억달러를 4500만명이 가지고 있어 약 1인당 8888달러를 가지고 있다. 


한국은 어느 정도 자본주의가 발전하고 중산층이 형성되었으며 극빈층의 수자 적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극빈층만도 5억명에 달한다고 한다. 빈부격차는 중국이 오히려 한국보다 크다. 앞으로도 여전히 세계 경제가 팽창한다면 중국의 경제도 팽창하고, 지금과 같은 6%대의 경제성장율을 유지할 수있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홍성국의 말대로 수축사회로 진입하고, 중국의 대외 흑자액은 줄어들어 내수로 경제를 유지해야 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중국시장을 놓고 흔히 하는 말이 있다. 14억명에게 1불씩만 팔아도 14억불을 벌 수있다고 했다. 그런데 14억명이 1불씩만 써도 14억불이다. 경제가 축소되기 시작한다면 중국이 축적해놓은 외환보유액 3조달러는 그리 큰 돈이 아닐 수있다. 그렇다고 한국처럼 경제의 방향을 쉽사리 바꿀 수도 없다. 홍성국이 예측한대로 중국 공산당이 너무 큰 중국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향후 중국은 세계의 블랙홀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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