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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길] 양지사거리 -은이성지-용인 백암면
by
책쓰는 비바미신발 사장
Apr 14. 2019
때는 2019년하고 3월 12일입니다.
우리는 다시 양지사거리로 왔습니다.
지난 번에 걷던 길을 이어서 걷기 위함이지요.
끊어졌다 이어졌다 그리고 다시 새로 시작하는 길입니다.
처음 양지사거리에서 양재로가는 버스를 탈 때는 멀게 느껴지더니만, 올 때는 금방 왔습니다.
한 번이라도 와봤다고 길이 익숙해서 그런가요.
드디어 오늘의 용사들이 시작합니다.
기념 인증 샷~
오늘 걸을 길입니다.
독성리 정류장까지 13.75KM네요
한적한 길 머리가 마음에 듭니다.
은이성지입니다.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신부님을 기리는 곳이지요.
은이(隱里)는 ‘숨어 있는 동네’라는 뜻이며, 천주교 박해 시기에 숨어 살던 천주교 신자들에 의해 형성된 교우촌입니다.
진정한 가톨릭 신자 김대건형님,
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오타~
김대현 형님의 입이 귀밑까지 찢어지셨습니다.
천주교 성지에 왔다고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두 분이 끝자만 틀립니다.
어쩐지, 정말 신실하시더라~
작은 성소입니다.
지붕위에 김대건신부님의 동상이 있는 것이 특이합니다.
그리고 가톨릭 십자가와 기독교 십자가가 다른 모습을 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역쉬~ 아는 분이랑 다니면 주워듣는 게 많아 좋습니다.
김대건기념관의 전시물입니다.
참 험난하고 어렵게 포교하셨습니다.
늘 말로만 듣던 신부님의 초상을 보니 잘 생기셨네요.
김가항성당입니다.
원래는 중국 상해에 있는 성당인데, 중국에서 도시개발로 철거할 때 그 중 일부 자재를 가지고 와서 세운 성당이라고 합니다.
김대건신부님이
1845년 첫 한국인 사제 김대건 신부가 페레올 주교(제3대 조선교구장)에게 사제품을 받은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은이성지를 나와 조금 걸으니 은이골 가족 캠핑장이 있습니다.
점심 때도 되고 이 곳을 지나면 먹을 거리를 살 만한 곳이 없어서, 끼니를 때우고 가려했더니, 아직 공사중이라 아무 것도 사지 못하고 그냥 지나갑니다.
대현형님이 갖고 계신 사과 세 개를 믿고 지나갑니다.
삼덕의 길로 향합니다.
삼덕은 믿음, 소망, 사랑을 뜻하며, 김대건신부님의 박해를 피하여 숨어서 지내던 교우들을 찾아 마을과 마을을 넘나들던 고개라고 합니다.
1846년 신부님이 서울 새남터에서 순교하자 그의 시신을 수습하여 미리내성지로 모시고 올 때 숨어 걸었던 구간이기도 합니다.
이 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지나는 나그네를 향하여 흔드는
끝없는 길안내의 손수건
삼덕고개중 신덕고개에 올랐습니다.
은이성지에서 미리내성지에 이르기까지 넘어야 할 세 고개를 신덕(信德)고개[은이 고개], 망덕(望德)고개[해실이 고개, 장촌고개], 애덕(愛德)고개[오두재 고개]라 이름지어 부르며 김대건 신부의 정신을 기리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중 신덕고개에 오르니 아리랑 비문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사를 가톨릭 신앙에 맞게 개사되어 있습니다.
이런 소중한 순간을 그냥 지나갈 수는 없지요.
창의 대가이신 대현형님과, 자칭 소년시절 합창단이었던 김회장님께 가톨릭 아리랑을 청했지요.
잘 부르냐고요?
뭐 그 것보다는 이런 노래도 있구나 하는 의미를 갖기 위함이지요.
사실 별로 였어요. 나중에 연습해서 동영상으로 올린다고는 하셨는데 ......
좀 특이하지요?
아, 저말고 제 신발이요.
저거 어디서 구하기 쉽지 않은 신발입니다.
밑창이 얇아서 신을 신지 않은 듯한 느낌을 최대한 주기 위한 신입니다.
원래 인간은 맨발로 걷도록 진화되었으니까요.
단지 찔리는 것만 막아주도록 제작되어서 발 밑의 자갈, 낙엽, 그리고 땅의 온도까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잠시 광고였습니다 ㅋ ㅋ ㅋ
우리가 걷는 길이 산너울길입니다.
날씨가 좋으면 용인팔경중의 3경인 용담저수지를 볼 수있었을 텐데, 하필이면 그 날이 최악의 미세먼지 날이었습니다.
아 그런데 이름이 왜 '산너울'인지를 가지고 걸으면 셋이 궁금했는데,
밑에서 이 산을 보니 정말 산이 너울지듯 부드럽게 이어지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 산하의 이름이 하나하나 의미없이 지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문수봉도 식후경입니다.
이렇게 먹을 거리를 걱정하며 걷기는 처음이네요.
별미고개입니다.
별미고개를 지나 곱든고개로 내려옵니다.
엇~ 기린, 호랑이, 코뿔소, 말 들이 있습니다.
흠~ 모형이군요. 플라스틱으로 만들었습니다.
살아있는 것처럼 실감납니다.
'자연들판'이라는 회사의 공장인 모양입니다.
연꽃단지가 있군요.
7~8월이면 연꽃이 활짝 피고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곳이랍니다.
이 곳을 소개하는 블로그를 연결합니다.
https://blog.naver.com/gonggan70/221468503945
헌산중학교입니다.
학교 건물치고는 좀 독특하게 생겨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대안학교이면서 기숙학교이라네요.
농경문화전시관입니다.
2006년 개장한 농촌 테마형 전시관입니다.
내부 구조는 이렇게 위아래로 걸으면서 과거 현재의 농촌 모습을 만들어 놓은 전시물을 볼 수있습니다.
달마다 농사지으면 부르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그 노래들을 담아봅니다.
전시관을 나오니 배가 정말 고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옆에 '월곡 모자박물관'이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커피에 과자라도 먹으며 요기를 할 요량으로 들어갔습니다.
정말로 모자가 많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주인장이 모아놓은 다양한 모자들입니다.
하지만 먹거리는 아직 커피뿐입니다. 개점한 지 얼마되지 않아 다른 메뉴는 준비가 되지 않았답니다.
하는 수없이 모자만 구경하고 나왔습니다.
가까운 식당이 있으면 다시 오려고 했는데, 마침 근처에 마땅한 곳이 없어 오후 커피는 미루고 지나갑니다.
그래서 찾은 곳이 이 곳입니다.
점심 시간도 꽤 지났고 해서 들어가니 아무도 없이 우리만 손님입니다.
어차피 다음 목적지까지는 얼마남지 않았고 해서 적당히 삼겹살에 소주 한 잔으로 반주했습니다.
서빙도 친절하게 해주시고 맛까지 좋은데다 양도 든든했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이곳 원삼파출소 있는 곳까지 나와서야 비로소 식당,마트 등이 보입니다.
그러니 영남길을 걷는 분들이 이 곳을 지날 때는 먹거리를 든든하게 준비하시는게 좋을 듯합니다.
원삼초등학교 교비입니다.
좋은 말이지요, 좋은 말이기는 한데 어디나 다 같은 교훈이라는 느낌입니다.
하기사 저희도 저렇게 살고 싶고, 저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민주회장님, 대현형님,
계속해서 튼튼하고 성실하고 희망차게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나도~
원삼사거리를 지났습니다.
위성통신 시설입니다
외계인은 있을까요?
저걸로 안드로메다은하계를 넘어서 수백억 광년 떨어진 어느 별로 통화를 할 수있을까요?
독성2리 버스 정거장입니다.
지난 번 직산에서 천안갈 때 오랫동안 버스를 기다린 경험이 있어 좀 겁이 났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얼마 기다리지 않아, 20분정도 만에 왔습니다.
저렇게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어디론가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행선지에서는 무얼 만날까 기대되기도 하지요.
어렸을 적 버스를 타고 예산에서 서울 올 때는 큰 길 옆으로 삐져 나가는 길들을 보며 저 길은 어디로 연결되어 있을까 무척 궁금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지도와 내비게이션은 그런 궁금증을 없애 버렸죠.
어디로 갈까의 궁금증은 쉽게 해소되지만, 그 곳이 어떤 곳일까의 궁금증은 여전합니다.
그래서 차를 타고 획 지나지 않고, 굳이 걷는 것이겠지요.
백암버스정류장입니다.
이 곳에서 양재까지 버스타고 갑니다.
다음에는 이곳부터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때는 몰랐는데, 백암이 순대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다음에는 순대로 순대채우며 걸을 작정입니다.
그 때는 벌써 봄도 한 가운데 있을 때네요.
(김민주 김대현 홍재화 같이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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