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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을 위해서 북한 개방해야 하는 이유 –유지

15-6 김정은을 위해서 북한 개방해야 하는 이유 – 유지


북한의 개방을 이끌고 있는 김정은위원장의 현 체제는 3대를 이어가는 독재세습체제이다. 왕조가 사라진 이후 3대를 이어가며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사례이다. 그리고 그 체제는 북한이라는 사회를 전 세계로부터 철저하게 봉쇄한 채로 국민을 억압하여 왔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그런데 김위원장의 시대는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시대와 다르다. 모든 것이 개방되고 연결되어야 의미를 갖는 시대에 외부와 단절된 채 유지될 수 있는 시스템이란 사라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안정적으로 개방하여야 한다.


모이제스 나임이 지은 ‘권력의 종말’에 의하면 절대 권력은 사라지고 있고, 권력의 권위 또한 급격히 약해지고 있다고 한다. 권력 투쟁은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해지고 있지만, 권력의 힘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실례로 정치. 경제, 사회, 문학 모든 분야를 막론하고 권력의 수명은 급격히 짧아지고 있다. 게다가 어렵게 손에 쥔 권력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기도 한다. 거대 기업이 둘러친 시장 진입 장벽에 균열이 생기고 있으며, 정부와 정당의 정책이 예전이라면 상상도 못했을 거센 비판과 도전에 좌초되기도 한다. 이는 결코 단순한 권력의 이동, 분산, 쇠퇴가 아니다. 권력의 종말이야말로 급변하는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핵심적인 열쇠이다. 어쨌든 세상은 무지하게 빨리 변하고 있다. 거기에 이해해야 할 것이 하나 더 늘었다. 이 문구를 보니 왜 세상이 점점 더 혼돈스러워져 가는 지 이해할 만하다. 그러한 혼돈이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사회는 이미 여러 번에 걸쳐서 경험했다. 이러한 변화들은 우리 시대를 규정하는 세 가지 혁명적 변화에서 기인한다. 첫 번째는 양적증가 혁명이다. 이것은 현존하는 국가의 수에서 인구 규모, 생활수준,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사람들의 수, 시장에 나오는 제품 수량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양적으로 크게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두 번째는 이동혁명이다. 노동력, 상품, 돈, 아이디어, 가치들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세계 곳곳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의식혁명은 이런 변화에 수반되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과 열정 같은 우리 마음속의 큰 변화를 반영한다.  이 세 가지 혁명은 김 위원장도 분명히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세 가지 변화는 이미 북한에서도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상당 부분은 김 위원장이 북한에 불러일으킨 변화이다. 그가 권력을 잡으면서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살려고 노력한 김 위원장의 성과이기 때문이다. 우선 북한은 세계에서 매우 가난한 국가에 속하면서도 가장 부자나라도 따라잡지 못할 만큼 국민 교육이 이루어진 나라이다. 모든 국민이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나라이다. 그리고 장마당의 활성화로 북한 주민의 생활수준이 좋아졌고, 생필품 등 각종 상품의 거래가 활발해졌다. 세 번째로 김 위원장의 인민에 가까이 가려는 각종 활동과 언행, 남북한 지도자가 판문점에서 껴안고 포옹한 사건, 문재인대통령이 전 북한 인민을 상대로 연설한 사건은 북한에서 의식혁명을 일으켰다. 북한에서의 절대 권력은 쇠퇴하고 있으며, 그 징후를 김 위원장 스스로도 잘 알 것이다. 


이제 김 위원장은 모순에 빠져있다. 폐쇄된 사회에서 세습정권으로 자의든 타의든 권력을 잡았지만, 개방된 사회를 만들면서 스스로의 안위를 보장받아야 한다. 그에게 부여될 수 있었던 신격화의 기회도 스스로 놓았다. 김일성과 김정일이 정권의 정통성을 억압과 독재에서 찾았다면, 김 위원장은 보다 인민에 가까이 가려하고 세계에서 먹거리를 찾으려고 한다. 자기의 바탕을 부정하여야 하는 모순에 처해있다. 이러한 모순은 김 위원장 본임 뿐만 아니라 북한 사회 전체가 과거의 기득권층과 이를 부정하고 싶은 인민들 사이에도 퍼져 있다. 북한은 온정주의적 조직 원리를 가진 국가다. 국가는 주민에게 의식주를 보장해주고 주민은 국가를 부모처럼 여기고 따른다는 것이다. 온정주의 국가를 유지해주는 필수적인 제도가 배급인데, 폐쇄된 경제사회에서 그런 온정주의를 유지하며 발전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사이에서 고난도 줄타기를 하는 김 위원장의 고민을 이해한다. 그러나 개방이 늦어질수록 김정은 체제유지는 어려워진다. 하루라도 빨리 북한의 개방하여 주민들의 의식주를 개선시켜야만 북한 사회는 점진적 발전을 이룰 수 있다. 


북한 개방이라는 도도한 강물은 흘러가고 있다. 지금은 고요하게 서서히 흐르지만, 그 수면 밑에서는 거센 물살이 휘몰아치고 있다. 점점 더 거세지는 북한 개방의 물꼬는 김 위원장이 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그 물결을 잘 다스려야 북한 사회가 긍정적인 발전을 하게 되겠지만, 자칫하며 시대를 거꾸로 거스르는 악몽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김 위원장 본인의 체제를 유지할 수 없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김 위원장의 권력은 쇠퇴되며 영향력은 줄어든다. 그러면 북한사회와 주민의 불확실성은 높아져 간다. 그 불확실성이 더 커지기 전에 김 위원장은 북한을 개방해야 한다. 그리고 남한과 미국은 과거와 미래 사이의 모순에 처해있는 김 위원장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가 북한 주민의 의식주를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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