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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을 위해서 북한을 개방해야 하는 이유-고독감

어떻게 북한을 이끌지 주변과 상의하세요

15-7 김정은을 위해서 북한 개방해야 하는 이유 – 고독함


사회적 직위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장’자가 붙은 사람은 고독하게 되어있다. 사장, 장관, 회장, 소대장, 분대장, 그리고 위원장처럼 리더가 되어야 하는 사람은 고독하다. 왜냐하면 늘 결정을 내려야 하는 데,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야 어떻든 간에 결정은 리더가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김정은위원장처럼 일단 내린 결정이 완전무결해서 실패가 없어야 할 경우에는 남과 상의하지만 과정과 책임은 온전히 혼자 내려야 한다.


김정은은 이전 김일성이나 김정은과 다른 형식의 지도자로 부각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일반 대중 계층에 대해서는 김일성 식의 ‘자애롭고 친근한 지도자 이미지’를 각인시키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경우에 따라서는 김일성과도 차별화되는 파격적 쇼맨십형의 리더십을 구사하고 있다. 일반 주민과 격의 없는 대면 접촉과 스킨십을 구사하고, 대중 앞에서 직접 육성으로 연설을 하거나 노동신문을 통한 ‘담화’ 방식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태 등은 김일성 스타일과 유사하다. 그러나 평양의 고층아파트 붕괴 사고와 같은 정책 실패 사례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를 공개하는 행태는 김일성과도 차별화되는 김정은의 독자적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확실히 그의 아버지나 할아버지보다는 인민에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그의 주변사람들과 허심탄회하게 국정을 논하는 지는 의문이다. 북한 핵에 대한 결정권을 두고 김정은 혼자 결정할 수있다는 설과 노동당과 군 간부들과 협의해야 결정할 수있다는 설이 있다. 사실 어느 조직이나 리더는 참모 조직을 가지고 있다. 그 참모 조직은 의사결정을 위한 정보를 수집 부분과 수집된 정보를 분석하고 행동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조직이 있다. 그리고 김정은과 정치 철학을 같이하는 최측근들이 있을 것이다. 이 참모조직은 그의 행동, 일정, 만나야 할 사람과 대화내용 등을 일일이 사전에 알려주거나 참고자료를 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결정은 김정은 위원장이 혼자 하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참모가 있고, 아무리 많은 협의를 하였다 하더라도 그들은 참고를 위한 자료를 줄 뿐이지 ‘어떻게 결정을 내려!’라고 말하지 못한다. 가장 친절한 참모조직은 양자택일의 선택지를 내미는 것이고, 좀 더 불친절하다면 4지선다형을 내놓는 조직이다. 최악의 조직은 자료만 잔뜩 갖다 주고 결정과 선택은 알아서 하시라고 한다. 왜 그럴까? 결국 모든 선택은 온전히 리더의 몫이다. 리더가 어떤 생활습관, 독서능력, 살아온 경험, 가치관,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는 가에 따라 결정은 당연히 달라진다. 똑같은 자료를 갖다 주어도 리더의 생각과 감정이 다르면 그 조직의 갈 방향도 달아져야 한다. 


그런데 북한에서 김정은의 영도력을 보좌하는 기구는 조선노동당이다. 그리고 그는 국무위원회 위원장,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군 최고 사령관을 겸직하고 있다. 이 위원장이라는 직함 밑에는 북한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여 있는 참모조직이 있다. 그런 똑똑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참모조직을 보유한 김일성, 김정일 그리고 김정은이라면 당연히 북한은 상당히 잘 살아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가장 못사는 나라이면서, 현재도 북한 주민을 어느 방향으로 끌어가야 할지 판단을 하지 못하고 우유부단하게 우물쭈물하고 있는 상태이다. 북한의 온 주민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모든 지도자들이 김정은의 행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가 내리는 말 한마디, 행동으로 옮기는 결정 하나하나가 모두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트럼프. 시진 핑, 문재인 대통령등도 그들 중 하나이다. 


그런데 아무리 많은 정보가 있더라도 그 정보가 미래를 확실하게 보여주지는 않는다. 어쩌면 김정은 자신도 자신은 물론이고, 그의 가족, 그의 군대, 심지어는 2500여만 명이라는 북한 주민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자신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매 순간 그들의 미래를 걸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주변이 우호적이라면 어느 정도의 실수는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아~ 트럼프 형, 미안해, 다시 한 번 만나서 얘기해보자~’라든가, ‘재인이형, 지난번에 내가 실수한 것 같은데 삼세판하자!’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런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북한은 독재자인 김정은의 결정만이 유효하고, 다른 관료나 군인들의 결정은 언제든지 무시당하거니 숙청될 수 있다. 외부에서는 김정은의 잘못된 결정을 기다리고 비난하고 타격을 줄 빌미만 기다리고 있다. 


모든 결정을 혼자서 내려야만 한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과 고립감을 준다. 그런 부담에서 벗어나려면 주변과 상의하고, 주변의 적들을 없애고 친구를 많이 만들려고 해야 한다. 불행히도 지금의 폐쇄된 북한의 체제로는 불가능하다. 김정은 자신을 개방하고, 북한을 개방해야 한다. 그래야 북한을 이해하고, 김 위원장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고독감과 중압감을 혼자지려고 할수록 그 더 고독해지고 무거워진다. 그렇다고 더 잘 결정하고 더 좋은 미래를 만든다는 보장도 없다. 게다가 현재 북한은 다른 모든 사람과 다른 모든 나라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거꾸로 이다. 그럼 더 불행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루라도 빨리 자기의 마음과 북한을 개방하는 것만이 김 위원장 본인과 북한을 위한 결단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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