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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역] 금강산과 설악산

남한의 관광지는 남북 경제 개방에 대비해야 한다

금강산과 설악산


금강산 관광이 풀리자 많은 사람들이 몰려가듯이 북쪽으로 몰려갔다. 아름다운 금강산의 절경을 보며 환호의 탄성을 지를 때, 설악산의 관광 상인들은 슬픔의 탄성을 내뱉었다. 오랫동안 남한 최대의 관광지였던 설악산이 바로 인근의 금강산에 관광객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금강산이 닫힐 때까지 한동안 설악동은 버림받은 것처럼 황량하기까지 했었다.


이처럼 남북경제 교류가 재개되면 모두에게 좋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다수에게는 별로이고 소수에게만 좋아도 전체적으로는 좋은 것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평균의 함정에 빠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안 좋아질 부분이 남한의 관광산업이 될 수도 있다. 그럼 그나마 인구감소로 어려워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은 더욱 어려워지겠다. 현재 북한이 중국인을 유치하는 관광 명소는 금강산 묘향산 등에서 캠핑을 체험하는 코스, 마식령 스키장에서 즐기는 코스, 회령지역의 국경지역 관광코스, 개성지역의 역사체험 코스 등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남한 사람들의 북한 관광이 개방되면 설악산처럼 바로 어려움을 겪게 될 관광지들이 여럿 나오게 된다. 어느 것이 더 아름답거나 흥미롭다를 떠나서 그동안 못가 본 북한을 가본다는 재미가 가장 우선이 되기 때문이다. 김일성 유적지도 꽤나 흥미를 끄는 관광 명소가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옳고 그름, 이념적으로 같고 틀림을 떠나서 우리 한민족에게 오랫동안 좋고 나쁜 영향을 미쳤던, 게다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개인숭배 사상의 현장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비용을 따져 보아도 남한 관광보다 적게 들면 적게 들었지 많이 들지는 않을 것 같다. 현재 우리가 해외여행을 많이 떠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남한 여행보다는 일본, 대만, 베트남으로 가는 것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북한은 열악한 교통사정으로 인하여 교통편이 좋지 않더라도 남한 여행보다는 저렴하여야 한다. 물가 수준으로 보거나 인건비를 따져보면 그렇다. 북한 최고의 집값이 남한 돈으로 1억 원이 조금 안 되지만, 남한 집값은 10억넘는 집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내가 수출하는 양말 값도 그렇다. 0.55달러, 약 650원정도면 살 수 있다. 내 양말은 수출가격이 그보다 훨씬 비싸다. 


그렇다고 남한의 관광 상인들이 북한으로 가서 장사하도록 양 쪽 정부에서 허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만과 중국처럼 물건, 돈 그리고 사람이 자유롭게 왕래할 정도로 개방할 리가 없다. 그럼 북한의 체제 붕괴가 염려되어서이다. 남한 사람들은 열심히 북한으로 관광가지만 정작 북한 사람들이 남한으로 관광 오는 일은 비례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금강산이나 개성정도는 당일로 왕복이 가능하기에 남한 사람이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금강산과 개성 관광지에서 기념품을 팔수는 있겠다. 호텔이나 리조트시설을 지어서 숙박업을 하는 것은 투자유치하려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환영받을 수 있다. 문제는 남한 대부분의 지역과 상인들은 직접적인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일례로 남한의 해발 600-1000미터 내외의 고만고만한 산들만 다니던 등산객들이 1000미터 이상의 산을 쉽게 즐길 수 있게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고 해도, 관광객의 수는 줄어들 게 된다. 설악산이 이미 한 번 확실하게 경험했다. 


그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관광지의 소상인들은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 일들은 개인 차원뿐만 아니라 지방자치 단체 차원에서도 준비해야 한다. 지금 많은 지자체에서 남북경협을 이야기하지만, 반드시 모든 관광지에 좋은 일만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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