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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역, 소상공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떼 돈 벌사람과 구경꾼으로 나뉜다


남북교역소상공인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남북교역에 대한 책과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필요한 자료와 사람을 만나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북한을 보는 사람들의 시각이 많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북한의 김정은이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지금 남한을 대하는 태도는 제스처에 불과하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다른 한 편은 김정은 북한 주민을 위하여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며 충분히 핵을 포기할 만한 의지가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한다. 누구 말이 옳을까? 언제 얼마나 포기할 지는 김정은도 모르는 듯하다. 그러나 남한이나 북한이나 서로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은 맞다. 아주 안 열릴 수도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열릴 수도 있다.


그 와중에도 분명한 것은 남북교역이 재개되면 우리 한민족에게는 양 쪽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남한의 기술과 자본, 북한의 자원을 서로 공유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난다. 뿐만 아니라 고사리, 버서, 들깨, 멍게, 꽃게 등등 북한 농수산물과 북한에서 봉제한 섬유제품도 많아질 것이다. 그래서 자동차로 북한과 남한을 오가며 보부상을 하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도 나온다. 이 아이디어는 유럽이 처음 EU로 통합되었지만, 아직 교통이 불편하고 철도가 화물 운송을 독점할 때였다. 남북교역이 재개되면 이런 상황이 꽤나 오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충분히 남북한을 오가는 보따리 무역상도 생길 수 있다. 남한의 전기밥솥, 전자제품, 깔끔하고 품질좋은 소소한 생활용품도 북한에서 인기를 끌 것이다. 남대문시장에서 물건을 사서 북한의 평양이나 신의주 장마당에서 트럭을 풀어놓고 장사하는 날이 올 것이다. 남한의 농민들은 어떨까? 중국산 김치대신 해주산 김치를 먹게 되면, 아마 남한의 배추보다는 북한산 고랭지 배추가 더 인기를 끌고, ‘북한산’이라는 브랜드가 남한 주민에게 인기를 끄는 품목도 나오게 된다. 그런 날이 오면 북한에 친척없는 것이 무척 아쉽게 느껴지게 된다. 실제로 북한산 김치가 중국을 통하여 수입되기도 하였는데, 2010년에는 무려 1억달러어치가 중국을 통하여 남한, 일본, 중국과 미국까지 퍼져나갔다.


이처럼 남북한을 오가는 보따리 무역상이 늘어나면 남한 정부는 막아야 할까, 말아야 할까? 지나치게 많이 들어오면 남한의 농수산업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준다. 농민들이 들고 일어날 만하다. 하지만 북한 농민의 입장을 생각하면 더 많이 들여와야 하는 모순적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농수산부는 반대하고, 통일부는 찬성할 만하다. 그리고 북한산 생수나 간편 식품이 남한의 편의점 매대를 점령할 수도 있다. 부산-오사카를 배로 오가는 일본보따리상, 인천 –텐진을 오가는 중국 보따리상처럼 서울-신의주, 청진을 오가는 보따리상도 생기게 될 것이다. 원래 남한-중공의 무역도 이런 보따리상들이 먼저 열었다. 조금씩 들여와서 이제껏 안 들여 오던 ‘중국제’라고 해서 특별하게 팔았다. 그 와중에 손해본 사람도 있고, 심지어는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다. 그러면서도 새로 생긴 사업기회를 놓칠세라 열심히 금지된 지역을 오갔던 사람들이 있기에 폐쇄된 중국 공산당 시절의 중국과 무역이 시작되었다. 


아직 남한이나 북한이나 이런 소상공인을 위한 남북교역 정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나올 리가 없다. 너무 소규모라서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말하고, 석유 송유관, 발전소 건설, 고속도로 건설처럼 대규모 사업에 대한 준비만도 벅차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남북교류에 영향을 받게 된다. 한국은 영세상인이 사업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밀무역은 아니지만 아무런 대책없이 발생하는 마이크로 무역은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까? 새로 생길 아수라판에서 떼돈 벌 사람이 분명 많이 생긴다. 지옥같은 탈북자 생활을 하고 남한에서 잘 정착하여 부자된 사람도 많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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