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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역과 중장비 부품 - 매매 또는 임대

북한 건설 중흥기를 맞이하러 가즈아~


남북교역과 건설 중장비 부품


남북 경협이 시작되면 우선적으로 시작할 일이 건설이다. 발전소, 고속도로, 철도 보수 등등. 그리고 남한 돈이 흘러가면 북한 신규 주택 수요도 늘어나게 되어있다. 그럼 당연히 건설 중장비의 수요도 늘어난다. 두산이나 현대에서 생산되는 건설 중장비의 판매가 늘어나는 만큼 임대 수요도 크게 늘어난다. 건설 기간은 2-3년 걸리지만, 중장비의 수명은 10년이상이기 때문에 중장비를 수요처에서 사는 경우는 오히려 많지 않다. 그런데 중장비의 가격이 꽤 높다. 상당한 자본력이 필요하다. 중고 건설 중장비를 북한에 반출하여 임대사업도 꽤 괜찮은 비즈니스가 될 것이다. 북한 파트너를 잘 찾으면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비즈니스가 될 듯도 하겠지만, 이자개념이 없는 북한에서 수익성을 계산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일일이 건설 현장을 찾아다니며 영업하고, 일당 운영비 협상하는 것도 남한 사람이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중장비 임대 사업은 투자와 수익을 배분하는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남한 사람이 북한에 상주하면서 비즈니스를 하는 데에는 당분간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중장비 자체를 비즈니스로 삼는 것도 좋다. 하지만 자금력이 좀 부족하다 싶으면 중장비 부품을 노려보는 것도 해볼 만하다. 현대나 두산의 중장비는 국산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조달이 가능하다. 유압 브레이커, 버켓, 고무트랙, 패드같은 것들은 소모품이다. 유압이 들어가는 부분도 교체 시기가 짧다. 중장비 부품은 꽤나 자주 갈아야 하고, 개당 단가도 높은 편이다. 자동차 부품처럼 정품 구매가 어렵지도 않을뿐더러 중소기업에서 만드는 부품들도 품질이 좋다. 중장비 부품의 수출도 상당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인증 자체도 어렵지 않다. 한 개 몇 만원하면서 수량이 많은 자동차 부품보다 거래 단가가 높아 잘 하면 돈된다. 


그리고 건설 중장비는 중고거래가 거의 없다. 신품 위주의 수출입이기에 제품에 대한 지식이 중고를 팔고 살 때보다 덜 전문적이어도 된다. 어차피 부품 번호만 알면 제조사나 딜러를 통해서 구매하면, 품질 여부를 따질 필요도 없다. 판매 단가를 뽑을 때 운송비가 많이 든다. 부피에 비하여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이다. 남한에서 북한 내륙으로 육상 운송을 허락해주면 운송비 부담이 줄이는데 최적이기는 하겠지만, 트럭으로 보내지 못한다면 운송비 부담이 만만치 않게 된다. 예를 들면 내륙 한 가운데 있는 희천이나 장진으로 보낼 때 함흥까지 배로 보내고, 거기서부터 다시 트럭으로 운송한다면 차라리 미국까지 배로 보내는 것보다 운송비 부담이 더 클 수도 있다. 아마 이런 물품은 북한으로 보낼 때도 관세를 물지 않거나, 물어도 매우 낮을 수 있다. 대부분의 나라가 신품 산업재는 관세가 낮다. 중고는 웬만한 소비재만큼 관세가 높으니 차라리 새 것으로 거래하는 것이 북한 구매자로서도 비용 절감이 될 것이다. 특히 브레이커, 버켓, 고무 트랙같은 마찰을 많아 받는 제품들은, 한국의 철강 고무 산업이 발전하여 중국제로서 따라오기 힘든 내구성을 갖고 있다. 


남북경협이 개시되면 남한 건설 중장비가 대거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이를 뒷받침해야 하는 부품 산업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게 될 것이다. 어쩌면 남한 생산업체의 현재 생산능력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중장비 관련된 부품은 가격에 덜 구애받는다. 싸구려 사서 1-2억짜리 자꾸 장비를 세우는 것보다는 좀 비싸더라도 검증되고 남한 중장비에 맞는 부품과 소모품을 사용하면 계속해서 장비를 굴리는 것이 비용면에서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부품은 갑자기 필요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위급 상황에 적극 대응하여 비즈니스를 키우고 싶다면 사정이 허락하는 한 북한에 물류 센터를 두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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