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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르멘 Jun 19. 2024

워킹맘 공동육아연맹

지난주 금요일 아이 어린이집 하원을 남편이 했다.


"지금 우리 동 앞에 (아들) 친구들이 다 모여있어~ 근데 엄마들이 다 친해 보이던데"


퇴근 전 남편이 보낸 톡을 보니 대충 그림이 그려졌다.

우리 아이와 친한 아이들은 하나의 무리로 형성돼 있고, 그 무리의 엄마들은 모두 첫째부터 함께 키우던 육아연맹체다.


자연히 그 연맹의 아이들은 모여 다녔고, 가끔 우리 동 앞에 위치한 캠핑존에서 저녁을 함께 먹는 듯했다.


아마 지난 금요일이 그런 날이었나 보다.

내가 합류하고 보니 아이들 엄마는 김밥을 시키는 눈치, 나는 그 아이들과 노는 걸 좋아하는 아이가

"김밥 난 왜 안 줘!"를 외칠걸 예상하고는 남편에게 긴급주문을 넣었다.


아이들 엄마가 김밥을 시키는 것 같으니 우리도 오늘 저녁은 김밥으로!


다행히 우리 모두의 김밥은 동시에 도착했고 그 엄마들 무리가 갖고 온 돗자리에 우리 아이는 천연덕스럽게 앉았고, 아이는 김밥도 먹고 치킨도 먹었다(엄마들이 치맥을 하려고 추가 주문한 듯)


나도 남편과  반대편 벤치에 앉아 우물우물 김밥을 먹고 있는데 아이들 엄마는 내일을 계획 중인 듯했다.

아마도 펜션을 빌려 여행을 함께 가는지 서로의 준비물을 확인했다.


첫째 아이들이 유치원을 함께 다니니, 둘째가 같은 어린이집을 다니면 그들 부모는 당연히 친할 수밖에.  

아마도 전업맘들이라면 더욱이.


나도 워킹맘으로서 최근 두 달 동안 두 번의 공동육아를 체험해 봤다.


같은 직장에 다니는 친한 동료들의 자녀들을 데리고 주말 모임을 가진 것.

점심쯤 만나서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집안팎에서 아이들은 함께 논다.

우리는 중간중간 아이들을 중재하고, 또 자기들끼리 놀 때는 커피도 마시고 못다 한 직장 이야기 육아 이야기 꽃을 피운다.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놀 때 역시 가장 잘 논다는 것을 체감하며 몸은 피곤하지만 뿌듯한 마음이 든다.


연맹(?)과 같은 커뮤니티 생활에 중요한 건 공감대다.

아이를 키우는 공감대, 일을 하는 공감대, 가사를 하는 공감대 등등.

전업맘은 전업맘으로서의 일상, 고충, 관심사가 있고

워킹맘은 워킹맘으로서의 일상, 고민, 관심사 등이 있다.

우리는 모두 아이를 키우는 공감대를 갖고 있지만, 그밖에 생활의 루틴이 다르다 보니 일정 간격의 틈을 좁히기 힘들다.


하지만 육아공동체연맹은 전업이든 워킹이든 다 좋다.

아이도 일상을 벗어나는 경험을 해서 좋고, 엄마도 일상을 벗어나는 경험을 해서 더 좋다.

어느새 아이가 조금 커서 큰 누나 형아들 사이에서도 잘 놀아 고맙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을 함께 바라봐줄 수 있는 동료들이 있어서 더 고맙다.


워킹맘도 마음만 있으면, 그리고 시간만 맞추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아이는 그향수를 못잊고 매일 누구 형아랑 또 놀래, 누구 이모네집 또 가고싶어를 연발한다.


워킹맘 공동육아연맹이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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