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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아보하

<모아나 2>를 통해 본 아주 보통의 하루

by 카르멘

얼마 전 아들과 함께 모아나 2를 봤습니다.


디즈니는 꿈과 희망의 보험 같은 존재죠.

저 또한 모아나 1편을 재밌게 본 터라 기대가 많았습니다.


모아나 2의 백미는 'Get Lost(길을 잃어봐)'와 '이 순간이 최고야' 노래였어요.


저는 아직 어린 아들과 함께 보느라 영어원곡이 아닌 한국어로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더 직관적으로 귀에 꽂혔습니다.


<길을 잃어봐>

길을 잃고, 속박을 끊고, 방향을 잃어봐

이제 길을 잃을 시간이야


너의 마음을 열고 나를 믿어봐

너가 얼마나 좋은 걸 가졌는지 모르겠어?

너를 막고 있는 건 바로 너야

넌 기회가 있어, 그러니 잡아


두려운 건 알지만, 인생은 불공평해

크고 작은 선택들로 가득 차 있지

하지만, 떨어지는 것을 믿으면 모든 걸 가질 수 있어


길을 잃어봐


<이 순간이 최고야>

뭐 해, 어서 일어나

너의 이야길 만들어

둘러봐, 이 순간이 최고야


즐겨봐요 태양을, 여기만 있지 말고 다신 못 올 순간을 함께 즐길 수 있는데

저걸 봐, 이 순간이 최고야


완벽이란 건 세상에 없어

우린 엄청 실패 중, 엉망진창 좋아

실패하면 또다시 도전해봐

와, 넘 간단하지


이건 말야 로토의 모토,끝까지 계속돼

실패와 배움과 죽음 오직 그뿐


이 순간이 최고야


가사를 적다 보니 다시 한번 마음에 기운이 샘솟습니다.


길을 잃어도, 실패해도, 결국 실패와 배움 그리고 죽음뿐이라니.

단순한 진리가 담대하게 와닿습니다.


올해의 단어로 '아보하(아주보통의 하루)'라는 단어가 꼽혔다고 하죠?

저는 아주 보통의 하루가 이미 행복임을 통감하고 있던 터라, 그리 놀랍진 않더라고요.

다만 저는 아주 보통의 하루는 그저 별일 없는 무탈한 하루라고만 생각했어요. 물론 그 무탈함을 위해 백조가 물속에서 엄청난 물장구를 쳐야 함은 알지만, 대개는 '현상유지'를 위한 노력만 떠올렸거든요.


그런데, 모아나 2의 노래들을 들으며 '아주 보통의 하루'가 새로운 일이 없거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를 의미하는 게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오히려 실패하고, 좌절하고, 길을 잃는 하루도 그냥 보통의 하루일 뿐이라는 인사이트를 얻은 것 같습니다.


바다의 보통의 하루는 작고 큰 파도가 매일 치는 하루이듯.


길을 잃어야 길을 찾을 수 있고, 실패해야 성공으로 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그런 보통의 하루.


어쩌면 보통의 하루를 산다는 건 그렇게 용기 있는 모험을 멈추지 않는 하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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