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유산 프로젝트>
이 글은 앞서 발행한
'귀찮은 늑대에게 먹이를 주지 마라'의 후속 편입니다.
귀찮아하는 늑대가 좋아하는 공포, 회피, 자만이라는 먹잇감.
이 중 하나라도 갖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없잖아.
엄마도, 너도, 아빠도, 그리고 우리 모두의 친구들은 때론 미루어 두려워하고, 타조처럼 머리를 묻고 피하고 싶고, 근거 없이 자만하기도 해.
그러니 괜찮아. 귀찮아해도.
그 ‘귀찮음’이 너를 귀찮게 하는 정도라면 말이야.
그러니까 그 귀찮음이란 감정이 네 앞에 작은 돌멩이 정도라서 네가 ‘뻥’ 차버릴 정도라면 괜찮아.
때론 뻥 차버려도 되고, 밟고 가도 되고, 피해가도 돼. 또 간혹 손으로 주워 주머니에 넣어버려도 되지.
그런데 있잖아. 혹시나 귀찮음의 돌멩이들이 돌벽이 되어버린다면 어떨까?
네 앞에 작은 돌멩이들을 차지도, 줍지도 않아 어느새 돌로 쌓인 벽이 된 거야.
설사 그렇다 해도 우리에겐 기회가 있어.
돌담 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멍이 있거든.
그 구멍 사이로 부는 바람, 물결로 우리는 그 벽을 다시 길로 변화시킬 수 있어.
엄마는 이제 너에게 방법에 대해 말해주고 싶어.
“인생의 절반은 귀찮음이고, 다른 절반은 귀찮음을 해결하는 것이다”(주 1)
자, 지금부턴 ‘행동’이다.
귀찮음이란 돌멩이를 차고, 줍고, 던져버리는 방법.
그리고 돌벽의 구멍틈 사이로 벽을 허물어버리는 방법이야.
귀찮음의 첫 번째 원인인 공포를 다루는 방법은, '시작'이야.
엄마는 ‘끝’을 미루어 생각하는 습관이 공포의 물꼬라고 보거든.
네가 시험을 칠 때, 회사에 나갈 때, 사업을 시작할 때 드는 감정엔 분명 공포가 있을 거야.
‘잘 못 되면 어떡하지?’ 하는 공포감. 그건 ‘잘 못 된다’는 결과 중심적 사고에서 피어나지.
자, 집중해 보자. 너는 시작하고 있잖아. 그러니 네가 집중할 건 ‘시작’ 뿐이야.
끝이 아닌 ‘시작’ 뿐이지.
쉬운 예를 들어볼까?
알람이 울려서 일어나려고 할 때, 다섯까지만 세고 일어나자고 한다면 어느새 너는 다시 열까지만 세고 일어나자고 하게 될 거야. 자기 자신과의 타협만큼 손쉬운 건 없거든.
그럴 때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
1,2,3,4,5... 하고 세지 말고
5,4,3,2,1,0. 일어나! 하는 거야.
끝이 아닌 시작을 기점으로 하는 거야.
너의 행동의 기점은 수의 끝이 아닌 시작에 있어.
0이 된 순간 더 이상 셀 수는 없지
너의 행동만이 남게 돼.
끝이 아닌, 시작을 생각해 봐.
시작엔 공포가 끼어들 틈이 없어.
두 번째 귀찮음의 원인인 회피를 해결하는 건 ‘그냥’이야.
엄마가 앞에서 말했듯 회피는 ‘불확실성’에서 오잖아.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느니 그냥 회피해버리고 말겠다는 선택.
그 선택을 막는 건 ‘그냥’이야.
그냥 하는 거.
불확실한건 모르겠고, 모르겠으니 내소관이 아니고, 내 소관의 일은 그냥 하던 일인거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선택인 회피 대신에, 하던 걸 하는 선택을 해.
엄마가 업무적으로 사고를 쳤을 때, 엄마는 그냥 출근했다.
휴가를 쓸 수 있지만 그건 회피였지. 아무것도 해결하지 않은 채 고개만 모래더미 속에 처박는 회피. 그래서 그냥 출근했어. 그냥 컴퓨터를 켰고, 그냥 상사와 동료들에게 인사했어.
그게 그냥 엄마가 하던 일이니까.
네 상상 속의 최악의 일은 일어나지 않아.
회피해서 키워내는 내 머릿속의 최악만큼 실존하는 최악의 상황은 없단다.
마지막 귀찮음의 원인인 자만을 해결하는 방법은, ‘실패’야.
미안하지만 실패하렴. 할 수 있는 한 많은 실패를 하렴. 그게 너의 자만을 없애줄 거야.
그런데 실패에도 방법이 있고, 자격이 있어.
실패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란 뜻이야.
실패는 무엇이든 ‘해봐야’ 할 수 있고, 무엇이든 ‘하는 사람’만이 실패할 자격을 얻어.
시험을 보면 내가 언제나 1등이 아니라는, 실패를 한다.
회사에 매일 출근하면 내가 언제나 칭찬받지 못한다는, 실패를 한다.
네가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면 한 번에 합격하지 못한다는, 실패를 한다.
새로운 시도를 시작한 세상에서 계속 노력해나가도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한다는, 실패를 한다.
네가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사귀려 하면, 모두가 너를 좋아하진 않는다는 실패를 하게 돼.
너는 실패를 통해 자만한다는 게, 얼마나 필요 없는 일인지 깨닫게 될 거야.
어때?
네 앞에 있는 귀찮음이란 돌멩이가 자만을 먹고 돌벽이 되어버릴 일은 없겠지?
아이야.
시작은 시작의 역할만 하면 된다는 걸 잊지 마.
시작에게 끝의 역할을 부여하는 순간, 귀찮음이 그림자가 되어 너를 뒤덮을 거야.
그림자는 너의 뒤에 있어야 해.
너 스스로가 그림자가 되어선 안 된다는 걸 꼭 기억하렴.
그리고 ‘그냥’ 해보렴.
네가 그냥 했던 일상의 루틴들을 그냥 해봐.
마음이 흐릴 때, 머릿속이 복잡할 때 네가 의지할 건 너의 손과 발이다.
그냥 손과 발이 움직이도록 놔둬.
그러다가 ‘실패’ 해도 된다.
아니 오히려 실패는 많이 할수록 네 앞길엔 벽이 없어질 거야.
후회도 미련도 그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자만이 네가 실패할 기회조차 앗아버리기 전에 말이야.
오늘도 엄마의 편지를 읽어줘서 고마워.
*주 1, 주 2 : 마오더슝, <귀찮으면 지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