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잘렸다

<just 10 minutes >

by 카르멘

5분 관찰하고 5분 씁니다

그래서 저스트 텐미닛. 내 것이 되는 시간.

1. 나무가 잘렸다

2. 나무뿌리가 잘린 건 아니고 나무 몸통이 잘렸다 뿌리만 빼고 자른 건가

3. 냄새가 난다 비 온 후라서 그런가 나무와 흙냄새가 진하다

4. 나무몸통에 흙이 묻은 건 아닐 테니 뿌리에서 나는 냄새인가

5. 잘리고 남은 뿌리에서 나무몸통을 그리워하는 향인가

6. 나무가 병들어 잘랐나 그렇다면 뿌리를 뽑아야 하는 게 안 맞나

7. 미관상 창문을 가려 잘랐나 그럴 거면 애초에 애꿎은 니무를 왜 심었지

8. 이유는 모르겠지만.. 꽃도 있다 자세히 보니 벚꽃나무도 잘렸나 보다. 벚꽃이 채 지지도 못한 채 줄기째 잘렸다

9. 1년을 기다리고 핀꽂인데 몸통째 잘리리라 생각이나 했을까

10. 아니 그런 미련한 생각은 인간만의 짓이지

11. 잘리든 말든 썩든 말든 꽃은 그저 꽃 피울 뿐이지

12. 때가 된 거지 꽃 피울

13. 때가 된 거지 몸통이 잘릴

14. 때가 된 거지 내가 이들을 관찰할

15. 때는 이토록 우연이지 그토록 느닷없는 때도 있지

16. 그나저나 안전제일? 누구한테 안전하다는 거니? 나무들은 잘렸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은 다치지 말라고 한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