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10 minutes>
5분 관찰, 5분 글쓰기.
그래서 저스트 10 미닛, 내 것이 되는 시간.
오늘의 관찰대상 내 발.
01. 왼쪽발엔 아이보리톤만 신는 내 운동화가 신겨있다. 본래색 때문에 빨았는지 안 빨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나는 믿는다) 아무튼 취향이 좀 확고하고 고지식하게 잘 안 변해서 운동화 색이 다 거기서 거기.
02. 오른발엔 난생처음 신어보는 긴 장화가 신겨있다. 불혹이 넘으니 멀쩡히 가다 잠깐 파인 구덩이에만 빠져도 인대가 문제가 생기는군.
03. 그래도 걷는데 아픔은 없으니 뭐.. 그저 발걸음이 좀 더 무거워졌을 뿐.
04. 발목에는 위아래 관절을 이어주는 인대가 있는데 발목을 바깥방향으로 꺾을 때 쓰이는 인대가 과도한 각도나 강도에 종종 찢어진다고 한다.
05. 이음새가 있어야 본체가 일을 제대로 한다. 그러니 본체만 보지 말고 이음새도 살펴봐야 하거늘. 애초에 본체에 문제가 생기기 전까진 이음새를 인지조차 못한다.
06. 내 발의 인대처럼 내 삶의 이음새들도 있겠지?
07. 내가 내기능을 제대로 하게끔 도와주는 이음새가 뭘까?
08. 오늘같이 비가 온 다음날은, 햇살이 유독 귀하고 벚꽃이 떨어진 후 비로소 보이는 어린 연둣빛 이파리들이 눈부시다. 내 시야의 틈새를 만들어주고, 내 생각의 틈을 만들어주고, 내 몸의 틈을 돌봐주는 날씨.
09. 돗자리 깔고 누워보니 햇살이 내 몸을 광합성해 주는 호사를 누린다. 얼룩진 생각, 비뚤어진 감정에 햇빛이 다림질을 해준다.
10. 당연한 줄 알았던 햇살 이음새, 바람 이음새, 자연의 이음새들이 내발과 머리의 거리를 이어준다. 내 머리와 마음의 틈들을 말려준다.
11. 자주 쓰면 자주 닳는다. 오래 쓰면 길게 닳는다.
12. 자주 들여다보고 자주 담아야지. 오래 쓰려면 길게 돌봐야지. 내 삶의 모든 이음새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