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네 살이다.
잠이 오면 짜증을 내고 짜증이 나면 이상한 것에 곧잘 꽂힌다.
잠이 극도로 들이닥친 어젯밤
엄마 내 베개 줘!!!
엄마 베개 저한테 주세요 라고 해야지!!!
그렇게 하기 싫어, 내 베개 줘!!!
잠 오는 아이에게 밤에 하는 훈육은 늘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기에..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가져다줬다.
툭~
이제 눈감는 시간이야~!
그랬더니 한다는 말이 가관이다..
베개를 공손하게 두 손으로 줘야지요
왜 던지냐는 것이었다.
게다가 베개 줄 때 두 손을 오므려서 양손을 딱 붙였었냐고, 그렇지 않으면 다시 달라는 것이다.
던진 건 내가 잘못했다.
하지만 어른은 너에게 두 손으로 줄 의무가 없다고 말하려니 딱히 알맞은 논리가 떠오르지 않았다.
일단 두 손을 딱 붙이고
던져서 미안하다는 사과와 함께 공손히(?) 베개를 주었다.
그리고 재웠다.
이상하게 잠들기 전 계속 그 말이 맴돌았다.
언젠가 내가 아이에게 했을 그 말.
"물건은 두 손으로 공손히 주는 거야!"
아이에게 말만 하고 막상 내가 실천은 하지 않았던 그 말.
오늘은 그 말이 화살처럼 돌아 나에게 꽂혔다.
'자. 업. 자. 득'은 이런 경우를 뜻하는 말일 것이다.
두 손이 딱 붙었는지가 제일 중요한 사항인 둘째에게는 꼭 알려줘야겠다. 꼭 그렇게 딱 붙이지 않아도 괜찮다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그 마음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엄마가 말만 가르쳐주고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아 미안해~'라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