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창 나라에서 아나바다 운동을 할 때에 모두들 '아껴 쓰기'에만 적극적이었다면 요즘은 '당근 마켓'덕에 '나. 바. 다'가 활발히 되는 세상인 것 같다.
특히 턴오버가 빠른 아이들 물건은 일단 당근 마켓에서 먼저 구하고 본다. 반대로 필요 없어진 물건들도 제법 많이 팔았다. 중고거래를 꽤 많이 해서인지 신뢰도를 뜻하는 매너 온도도 제법 높다. 열이 펄펄 끓는 수준이다.
이렇게 나름 경력 쌓인(?) 중고 거래자이지만
지난 주말은 좀 특별했다.
잘 안 쓰게 되는 아이들 책상과 의자를 팔려고 올려두었는데 생각보다 빠른 시간 안에 연락이 왔다. 약속한 시간에 딱 나와주신 부부. 아이들을 위해 사가시는 거라고 했다. 제법 무겁고 부피도 커서 남편과 함께 나도 의자를 들고 밖으로 나가 차 앞까지 실어드렸는데, 미리 준비해 오신 '봉투'를 건네주시는 게 아닌가?
비대면거래를 많이 해서 직접 돈 주고받을 일도 잘 없었고, 직접 돈이 오가더라도 그 자리에서 주섬주섬 꺼내 드리거나 그런 돈을 받았던 나로서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예쁜 봉투 안에 세뱃돈처럼 빳빳이 들어있던돈을 보면서
'저런 부모를 보고 자라날 저분의 아이는 참 좋겠다'는 생각과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태 난 왜 이런 생각을 못했나..'
이런 마음도 들고.
세심한 배려
살만한 세상, 아이들에게 물려주고픈 세상을 만드는 키워드 같다.
2021년의 시작이 참 좋아서 다행이다!
다음번 중고 거래할 때는 나도 돈봉투를 준비해 보리라 생각한다. 돈과 함께 마음도 가득 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