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마음에 수영장에서도 양말을 신으려 했던 7살의 내가 떠오르고 수술과 입원생활을 함께 하며 흘린 엄마의 눈물이 생각난다. 마치 지도처럼 발의 곳곳에 이름을 붙여 놀아주시던 (움푹 들어간 곳은 연못이었다) 아빠와 동생 그리고 친절했던 간호사 선생님과 매일 밤 울며 맞았던 주사도 기억난다.
오랜 세월이 흘러
많은 노력 끝에
온전히 나를 사랑하게 된 20대의 내가 당당하게 맨발로 샌들을 처음 신었던 그때가 떠오른다.
참.. 오래 걸렸다.
갑자기 발사진, 죄송합니다
첫째의 오른쪽 가슴에는 폐 수술 흉터가 있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산전 검사받고 난 뒤 진료실에서 엉엉 울고, 1시간가량을 지하철에서 엉엉 울고, 남편을 붙들고 며칠을 엉엉 울었던 생각이 난다.
아이를 가진 뒤 내가 했던 모든 행동이 문제가 된 것 같아 한없는 죄책감에 필름 감듯 또 돌리고 또 돌려봤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수술실에서 나온 아이의 등을 하루 종일 두드리며 애써 서로 괜찮은 척했던 어머님과 함께했던 그 시간들이 기억난다.
지금은 목욕시킬 때만 보는
하지만 마치 '감사합니다'라는 글씨와 같아서
볼 때마다 감사합니다로 읽어지는, 그런 한 줄의 흉터이다.
내가 주치의로 있는 많은 환자분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흉터 자국이 참 많다.
머리에, 허리에, 팔에, 다리에..
이 흉터 자국을 볼 때면 타인인 나조차도 마음이 아파서 직접 언급은 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